“모 그룹 사주의 동생 A는 사주의 다른 계열사 B사에 대한 매출로 본인의 회사를 키웠다. 형님 회사의 '일감 몰아주기'를 받고 이익을 낸 것이다. 이러한 소득은 증여로 간주해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가족은 명의신탁 수법으로 지배주주가 아닌 것으로 위장했다.”
국세청은 이같은 탈세행위에 대해 세무조사를 착수하고 증여세 수십억원을 추징했다. 아울러 당국은 9일 각종 과세 자료 빅데이터 분석 등을 활용, 작년 귀속분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상으로 추정되는 수혜자(증여받은 사람) 2029명과 수혜법인 1711곳에 안내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또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직접 매출이 생기지 않아도 사업기회를 제공받아 생긴 이익, 이른바 '일감 떼어주기'도 과세 대상이다.
일감 떼어주기 증여세 대상으로 예상되는 수혜법인 115곳에도 안내문 등을 발송했다.
일감 떼어주기에 대한 세무조사 사례도 있다.
국세청은 외부에서 부품을 구매해 해외 법인에 수출하는 D사는 자녀가 지배주주인 C사에 제조공장을 신설하도록 하고 추가 수출물량은 C사가 수출하도록 했다.
당국은 이를 D사의 일감 떼어주기로 판단해, 세무조사 결과 증여세 수억원을 추징했다.
한편 일감 몰아주기·떼어주기 신고 요건에 충족하는 수혜법인 지배주주와 그 친족은 안내문을 받지 못했더라도 이달 말까지 증여세를 신고해야 한다.
작년에 2019년 귀속분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를 신고한 수증인은 1485명, 그 수혜법인은 1226곳이다. 신고 세액은 총 1885억원이다. 1520명이 1968억원을 신고한 2018년 귀속분과 비슷했다.
국세청은 “일감 몰아주기와 일감 떼어주기를 악용한 편법적 부의 이전에 대해 지속해서 검증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