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대학원생도 학자금 대출을 받아 취업 후 상환할 수 있게 된다. 대출 성적기준도 폐지하고 12학점을 이수하지 못한 대학생을 구제하는 특별승인제도도 운영한다.
교육부는 9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제도(ICL)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ICL은 대학 재학 중 이자를 갚지 않고 졸업 후 일정한 소득이 생긴 시점부터 원리금을 갚도록 하는 제도다. 대학원생은 일반 학자금 대출은 받을 수 있었지만 ICL은 대학생에만 한정됐다.
하지만 대학원생은 학부생보다도 내야할 등록금이 더 높은데다 전일제 석·박사 학생은 연구와 논문작성 등으로 학비조달을 위한 경제활동도 어려워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 지난 5월 국회에서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대학원생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대학원생은 대출 가능 연령도 만 40세 이하로 대학생 만 35세보다 높게 설정했다. 등록금 대출 규모는 석사과정 최대 총 6000만원, 박사과정 9000만원으로 차등화했고, 생활비 대출은 한 학기 150만원으로 학부생과 같다.
ICL 신청 자격요건이 완화된다. 재학생은 직전학기 12학점 이상을 이수하고 C학점(70/100학점) 이상을 받아야 신청할 수 있었지만 내년부터 성적 제한은 없어진다. 이번 2학기에는 D학점은 2회 구제하고 F학점도 1회에 한해 승인해주기로 했다. 경제적 사유로 학업 시간이 부족해 성적요건이 미달한 학생들이 장학금 뿐 아니라 학자금 대출까지 받지 못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취약계층의 ICL 대출 이자 지원을 확대한다. 기초·차상위 및 학자금지원 4구간 이하 학부생에게는 생활비 대출만 무이자로 지원해주고 있었으나 등록금 대출까지 재학 중 이자를 면제해준다. 파산 시에는 학자금 대출 상환이 면책된다. 그동안 파산 시 ICL 대출금 상환 책임은 면책되지 않아, 파산면책 결정을 받은 청년들이 학자금 대출 원리금 상환에 시달리는 이중고가 발생했다.
장기미상환자 지정 요건도 완화한다.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청년들의 졸업 후 구직기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졸업 후 3년이 경과할 때까지 상환내역이 없는 채무자나 상환 개시 후 3년까지 상환액이 대출원리금의 5% 미만인 채무자는 장기미상환자로 지정됐다. 졸업(학업중단 포함) 후 5년이 경과할 때까지의 상환액이 대출원리금의 10% 미만인 채무자로 변경된다.
교육부는 하반기에 후속 법령 개정을 실시하고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학원생 ICL제도는 오는 10월까지 마련하고 연말까지 특별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한다. 내년 1월 자격요건을 고시하고 내년 1학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대학원생 및 저소득층·다자녀 등 약 8만 8000 명이 제도개선에 따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기회 보장을 확대하는 한편, 학생의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미래에 필요한 전문 고급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