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출범 소식으로 기존 1, 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뿐 아니라 금융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핀테크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비바리퍼블리카가 만든 토스뱅크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일지 시장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앞서 시장에 진출한 인터넷전문은행도 올해 한 차례 도약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연간 기준 흑자를 기록,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케이뱅크도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총알을 장전해 여·수신 규모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3강 구도로 재편되는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서 최대 승부처는 중금리 대출과 MZ세대 확보다.
◇토스뱅크 '진격의 중금리 대출' 파격 선언
토스뱅크가 시장에 뛰어들면 향후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격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금융위원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인 중금리 대출 확대를 강조한 만큼 두각을 내기 위한 격돌이 예상된다.
토스는 우선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CSS)을 통한 중금리 대출 확대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토스뱅크는 영업 첫 해인 올해 말 중금리 대출 비중을 34.9%로 설정했다. 케이뱅크(21.5%), 카카오뱅크(20.8%)보다 10%포인트(P)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과한 목표치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토스는 고도화한 CSS를 통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중·저신용자를 위한 다양한 대출상품을 예고했다.
우선 9월 중·저신용자 포함 개인 및 자영업자 대상 신용대출과 보증서대출(사잇돌 한도대출)을 선보인다.
보증서 대출은 신용도 부족, 소액 급전 이용 목적으로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중·저신용자 대상으로 자체 신용평가모형에 기반해 제1금융권 대출 기회를 제공한다.
향후 소상공인 대출(스마트보증), 보증서대출(햇살론), 전월세 자금대출 등도 출시 예정이다. 소상공인 대출의 경우 마이데이터, 스크래핑 등 기법을 활용해 실시간 카드 매출실적을 포함한 데이터 수집 및 대출심사·실행 전 과정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구현한다.
토스뱅크의 메기효과로 케이뱅크, 카카오뱅크도 중금리 대출 강화 및 CSS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오는 4분기 CSS에 금융이력부족자 특화 모형을 추가하고 금융정보와 대안정보를 가명결합한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주주사 및 관계사가 보유 결제정보(BC, 다날)나 통신정보(이용행태정보, KT) 등을 적용한다.
카카오뱅크도 중신용자·금융이력부족자 특화 모형이 추가된 새로운 CSS를 개발했다. 향후 통신정보, 결제정보, 공공정보 등 대안정보 활용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MZ세대 맞춤형 사용자경험, 금융상품 제공이 관건
또 하나의 승부처는 MZ세대 고객 확보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MZ세대'가 주요 금융소비자층으로 부상하면서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과 혜택 좋은 금융상품 제공 등이 중요하다.
카카오뱅크가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 요인으로는 카카오 캐릭터나 편리한 UI 등이 거론된다. 간편송금 등 MZ세대를 중심으로 성장한 토스 또한 뱅크를 통해 틀을 깬 신개념 UI를 구사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앞서 출시한 토스증권에서도 기존 증권사 고정관념을 깬 새로운 UI를 선보인바 있기 때문에 이러한 DNA가 뱅크에도 이식될 것이란 해석이다.
토스뱅크는 공인인증서 없이 비밀번호·생체인증만으로 쉽고 빠르게 송금 서비스가 가능한 서비스를 출시해 MZ세대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금자동화기기(ATM) 입출금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또 모임 성격에 따라 구성원의 회비 납입 및 지출관리에 특화된 모임통장, 비대면 법인계좌 개설 및 관리가 가능한 법인수신계좌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신용카드 사업 인허가 추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고객이 돈을 모을 수 있는 저축 상품은 혁신 측면에서 새롭게 설계했다. 토스뱅크는 고객이 여유자금 운용, 목돈 마련 등 다양한 요구에 따라 자유롭게 규칙을 설정해 저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소득과 소비, 통장 잔고 관리 습관을 분석해 맞춤형 자산관리 기회도 제공한다. 또 복잡한 조건 충족 없이 시중은행 대비 경쟁력 있는 금리도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체크카드 상품의 경우 고객 소비패턴에 따른 캐시백, 시즌별 혜택 변화 등 서비스를 선보인다.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 여러장 카드 대신 단 한 장의 카드만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토스뱅크는 “고객의 신용도 개선에 도움을 주는 크레디트 빌더 카드를 구상 중”이라며 “예치금 기반 신용 한도 부여를 통해 중·저신용, 신파일러의 신용 실적 축적으로 신용도 개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해외송금서비스, 사업자금 관리부터 마케팅 서비스까지 편리하게 이용하는 '내 손안의 종합 사업 지원' 솔루션을 준비 중이다.
토스뱅크는 모바일 금융 앱 토스를 기반, '원앱(One-app)' 방식으로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특히 토스 앱 가입자 중 60%가 상대적으로 신용이력이 부족한 MZ세대이기 때문에 상당수 젊은 고객이 토스뱅크로 유입될 것이란 계산이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