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채널 '라방'에 뿔난 홈쇼핑…“규제 특례가 되려 역차별”

과기정통부 '규제샌드박스 심의위'
동행세일 기간 특산품 판매 추진 등
라이브커머스 특례 여부 의결 예정
홈쇼핑 "방송법 의무 지는 입장선 부당"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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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케이블TV 지역채널에서 한시적으로 라이브 판매 방송을 허용하는 실증특례를 추진하면서 홈쇼핑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TV 채널을 통한 상품 판매의 실질이 홈쇼핑과 동일한 만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방송법상 생방송 판매는 TV홈쇼핑 인가를 받은 업체만 할 수 있다. 반면 케이블TV 업계는 상생 차원에서 지역 특산품 판로를 넓히려는 취지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주 ICT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서면으로 열고 케이블TV 라이브커머스 실증특례 여부를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11개 지역채널에서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에 소상공인 특산품 판매 방송을 허용해 달라는 규제 특례를 신청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홈쇼핑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허가사업인 홈쇼핑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우려 때문이다. 홈쇼핑이 영위하는 '상품판매형 방송채널사용사업'은 정부의 승인과 허가를 받아야 가능하다. 케이블TV가 실증특례를 통해 홈쇼핑과 동일한 형태의 라이브 판매를 시도하는 것은 규제 회피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 채널을 통한 라이브커머스가 규제 샌드박스 대상에 해당 되는지를 놓고 당위성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실증을 위한 규제특례의 경우 대상과 요건을 신기술을 활용한 혁신산업 또는 전략산업 등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미 레거시 미디어인 TV홈쇼핑이 혁신 모델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과기정통부가 홈쇼핑 채널 난립에 대한 시청권 보호 측면에서 낮은 번호대역에 채널 수를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했던 점을 고려할 때, 지역채널에 홈쇼핑과 유사한 상품 판매 방송을 추가로 허용하는 것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인다.

다른 홈쇼핑 관계자는 “업계에서 우려하는 것은 이번 특례 승인을 계기로 케이블TV가 자사 지역채널 통한 제한적 방송 판매 허용을 요청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실증특례의 유효기간은 2년이고 필요에 따라 2년을 더 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법상 의무와 책임을 지는 홈쇼핑 입장에선 부당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케이블TV 측은 수익 목적이 아닌 지역경제 기여를 통한 케이블의 지역성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블TV 관계자는 “지역채널 라이브커머스는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 지역 소상공인 상생을 위해 한시적으로 추진하는 이벤트”라며 “기존 홈쇼핑 상품이 아닌 지역 소상공인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홈쇼핑 프라임 시간대를 피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행법상 지역채널에서 커머스 방송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협회 차원에서 규제 샌드박스로 신청한 것”이라며 “라이브 판매로 케이블TV가 얻는 수수료 수익도 없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 역시 케이블TV 라이브커머스가 임시허가가 아닌 실증특례로 한시적 허용을 신청한 것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홈쇼핑 사업자가 실증특례 허용으로 우려하는 부분을 해소할 단서를 부여한 조건부 찬성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홈쇼핑 허가가 아닌 동행세일 기간 동안 지역채널에서 지역 특산품 위주로 판매하겠다는 취지에 긍정적 답변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