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생체내 안정적인 첫 유기 라디칼 개발

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이은성 화학과 교수와 김영석 박사 연구팀이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유기 라디칼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생체에서 안정적으로 살아남은 라디칼 첫 사례로 꼽힌다.

생체내 매우 안정적인 유기 라디칼을 개발한 연구팀, 왼쪽부터 이은성 포스텍 교슈와 김영석 박사.
생체내 매우 안정적인 유기 라디칼을 개발한 연구팀, 왼쪽부터 이은성 포스텍 교슈와 김영석 박사.

라디칼은 화학 변화가 일어날 때 분해되지 않고 다른 분자로 이동하는 원자 무리다. 짝 지어지지 않은 홀전자를 가진 원자나 분자를 말한다. 전자가 짝 지어지지 않았기에 매우 불안정해 반응성이 큰 특징이 있다.

연구팀은 가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새로운 유기물 자성소재인 다이카보닐 라디칼을 개발했다. 다이카보닐은 탄소와 산소가 이중결합으로 연결된 구조인 카보닐 두 개가 결합한 화합물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다이카보닐 구조를 질소-헤테로고리 카벤이라 불리는 유기물질과 결합했다. 그 과정에서 자성을 띤 새로운 유기물질인 다이카보닐 라디칼이 생성되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팀이 발견한 다이카보닐 라디칼은 다른 라디칼 물질들과 달리 200℃ 고온 및 산염기 수용액, 산화제, 환원제 등에서 매우 높은 안정성을 보였다. 특히 세계 최초로 생체 내에서도 안정성을 보여준 유기 라디칼로 앞으로 새로운 응용성이 기대된다.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유기 라디칼 MRI 조영제를 만들게 되면 인체에 유해하나 대체재가 없어서 사용하고 있는 가돌리늄 기반 조영제를 대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은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생체 내 안정한 유기 라디칼 합성으로 노화 및 다양한 질병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라디칼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개인연구지원사업(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ACS)'에 게재됐으며, 표지논문으로 채택됐다.

미국화학회지(JACS) 표지 사진
미국화학회지(JACS) 표지 사진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