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벤처투자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유망 비상장 기업의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차기 유니콘 기업에 투자한 벤처캐피털(VC)의 국내 시장 회수 성과에도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 상장으로 IMM인베스트먼트는 막대한 회수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 상장 과정에서 시장에 풀리는 주식 1000만주 가운데 약 277만주는 IMM인베스트먼트가 크래프톤 투자를 위해 만든 투자목적회사(SPC) 벨리즈원이 보유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8년 벨리즈원에 2000억원을 출자했다. 벨리즈원 지분 55%를 SPC 벨리즈투를 거쳐 보유하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가 크래프톤에 실시한 세 번째 투자다. IMM인베스트먼트는 크래프톤 설립 2년차인 2009년에 처음 투자를 실시한데 이어 2014년 두 번째로 투자했다.
크래프톤의 주당 공모희망가는 45만8000~55만7000원이다. IMM인베스트먼트가 벨리즈원을 통해 보유한 지분 가치는 최저 공모희망가를 기준으로 산정하더라도 최소 8483억원 규모다. 3년만에 최소 4배 이상 차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과거 두 차례의 투자를 포함하면 크래프톤을 통한 투자 성과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IMM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벨리즈원에 출자한 JKL파트너스, NHN인베스트먼트, 벨리즈투에 투자한 산업은행, 하나금융투자 등 기관투자자 역시 고수익이 기대된다.
이 밖에도 알토스벤처스, 프리미어파트너스, 새한창업투자, 홍콩 이미지프레임 인베스트먼트 등도 크래프톤에 투자하고 있다. 알토스벤처스는 3개 펀드를 통해 크래프톤의 지분 3.68%(이하 공모후 지분율 기준)를, 프리미어파트너스는 프리미어그로스-M&A투자조합을 통해 약 1.5%, 새한창업투자가 약 1%를 보유하게 된다.
이처럼 크래프톤 상장으로 투자 회수 기대감이 커지면서 차기 유니콘으로 꼽히는 기업에 투자한 VC와 사모펀드(PE)에도 업계 관심이 비상하다. 해외 시장으로 집중됐던 회수 창구가 국내 IPO시장에서도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DSC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와 함께 패션 플랫폼 유니콘인 무신사에도 초기부터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알토스벤처스는 핀테크 유니콘으로 꼽히는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 초기부터 투자했다. 특히 무신사와 토스는 컬리, 야놀자 등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여타 유니콘과 달리 국내 시장에서 회수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기업이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유니콘으로 불리는 성장 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는 초기부터 해당기업에 투자한 VC를 중심으로 후속 추가 투자 유치가 이뤄진다”면서 “평판이 중요한 VC업계 특성상 성공적으로 회수 성과를 거둔 심사역과 하우스를 중심으로 향후 딜이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