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용 위주였던 나노바이오 센서를 인체에 접목하고 있습니다. 정밀 나노센싱 기술과 헬스케어를 융합해 스마트헬스케어 기반 5차 산업혁명 선도기업이 되겠습니다.”
오진우 젠라이프 대표(부산대 나노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나노바이오센서 전문가다. 박사후 연구원 시절 박테리오파지의 잠재력과 활용 가능성에 꽂혀 박테리오파지 기반 바이오센서 연구개발(R&D)에 집중했고, 지난해 부산대 기술지주 자회사로 '젠라이프(ZEN-LIFE)'를 설립, 기술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젠라이프 경쟁력은 나노바이오센싱기술이다. 오 대표는 수년 전 박테리오파지 유전자를 조작해 'M13 박테리오파지'를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컬러센서, 유해물질감지시스템, 전자코 등 일련의 주목받는 성과를 내놨다. 이 가운데 전자코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2017M3D1A1039287)'과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첨단생산기술개발사업(318104-3)'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최신 성과다.
그는 “유전공학 기술로 바이오 물질의 DNA를 조작하면 동일 플랫폼에 원하는 화학 특성을 체계적으로 탑재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M13 박테리오파지를 개발했고, 전자코 개발로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M13 박테리오파지는 기체 물질과 만나면 흡착 친화도에 따라 색 변화를 일으킨다. 인체에 무해한 생체친화 물질로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젠라이프는 M13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해 만든 차세대 '전자코'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과일이나 야채의 신선도를 현장에서 바로 판별할 수 있는 비접촉식 신선도 측정 '휴대용 나노-바이오 전자코(냄새 감지 소자)시스템'을 개발, 외부에 발표했다.

전자코는 동물의 후각 기관처럼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냄새를 감지한다. 과거 여러 유·무기 수용체를 감지부로 사용한 전자코가 나왔지만 반응의 다양성 확보나 수용체별 특성에 따른 체계적 상관관계를 정립하기 어려웠다.
젠라이프 전자코는 M13 박테리오파지를 감지부로 사용한다. 외부 물질과 흡착 친화도에 비례해 나타나는 색 변화를 이용해 반응의 다양성과 수용체별 특성을 정량·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과일의 신선도뿐 아니라 유해물질 검출, 냄새 기반 호흡기 질병 진단, 포도주나 커피의 품질 측정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이유다.
그는 “차세대 전자코의 핵심 기능 소재로서 M13 박테리오파지의 반응성과 분류 특성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 사람의 코로는 감지할 수 없는 극미량의 물질과 종류까지 파악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고, 현장 시스템으로 구현해 전자코 상용화 토대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젠라이프는 연말까지 신선도 측정 전자코 상용 제품을 완성해 신선식품 마켓을 비롯한 유통업계에 공급할 예정이다. 현장 유해물질감지센서를 업그레이드해 인체 적용 호흡 성분감지 의료기기도 개발 상용화할 계획이다. 중장기 과제로 안질환 검사용 눈물분석기를 개발하고 있다.
오 대표는 “젠라이프는 '건강의 개인화를 이루다'라는 슬로건 아래 외부 환경 위주의 나노바이오감지센서 기술을 인체에 맞춰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면서 “눈물과 콧물은 물론 폐로 들어왔다 나가는 숨을 분석해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을 감지하는 기술과 제품을 빠르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