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투자를 주목적으로 하는 정책펀드 조성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일본 수출규제 이후 소부장 기업 투자에 가속이 붙었다. 정부는 추가 펀드 조성을 추진해 국내 소부장 경쟁력 강화에 한층 힘을 실을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소재부품장비투자기관협의회, 산업기술평가관리원, 산업은행, 민간 투자기관 등과 소부장 투자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번 협약은 소부장 산업에 전문성을 지닌 전문기관과 정책형 뉴딜펀드 금융기관의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됐다. 각 기관은 뉴딜 분야 유망한 투자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최우선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뉴딜투자 공동기준에 정의된 200개 뉴딜 품목 공급망을 분석, 각 품목 생산에 필수인 핵심 소부장과 관련 기업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할 계획이다. 투자 유치를 희망하는 소부장 기업과 뉴딜펀드 민간 투자기관 간 온·오프라인 만남을 추진하고, 소부장 산업에 대한 투자자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투자기관과 소부장 업계 전문가간 교류 프로그램도 개설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내년부터 뉴딜펀드 등 투자유치에 성공해 성장가능성과 정책목적 부합성을 인정받은 소부장 기업에 최대 30억원 연구개발(R&D)자금을 연계해 지원할 계획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조성된 소부장 정책펀드 투자금액은 5736억원이다. 작년부터 올해 6월까지는 1조409억원을 기록했다. 과거 20년간 마련한 금액의 2배 가까운 투자 재원을 1년여 만에 마련한 셈이다. 2019년 7월 일본 수출규제 이후 소부장 기업 투자에 가속이 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연내 6000억원 이상 추가 소부장 펀드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날 협약식에서는 BNW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민간 투자기관의 소부장 기업 투자 사례도 공유됐다. 이차전지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은 2016년 BNW인베스트먼트, IBK기업은행 등에서 6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글로벌 2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작년 총 475억원을 유치한 뮤텍코리아는 일본 등에 의존한 광학기술 국산화에 성공, 연관 산업으로 확장했다.
이경호 산업부 소재부품장비협력관은 “한국판뉴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주력산업의 디지털·그린 전환과 신산업 창출을 소부장이 탄탄히 뒷받침하겠다”면서 “이번 협약을 계기로 소부장 기업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이 더 확대되고, 소부장 산업계와 금융계가 긴밀히 협력해 다양한 성공사례를 창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