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을 낮추고 출생율을 높이기 위해 교육산업에 대한 강력한 단속에 나섰다. 방학 및 주말 동안 온라인·오프라인 과외 교습이 금지되고 광고도 제한된다. 이르면 다음주에 발표, 내달 내 발효될 수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베이징, 상하이 등 9개 대도시에서 방학을 비롯해주말에 온·오프라인 과외 등을 금지하는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대도시에서 시범적으로 1년간 실시 뒤에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 유아부터 초·중·고(K-12) 학생을 위한 사교육서비스가 모두 포함된다.
교육업체를 대상으로 한 방과후수업 규제 및 조사 등을 강화하면서 사교육 전담 관리감독기구도 신설했다. 지난 3월에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9시 이후 실시간 온라인 교육 금지, 허위·과장광고 단속, 미취학아동 대상 선행학습 금지 등의 규제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실시간 온라인 과외는 물론이고 평일 교육시간, 사교육비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이 가정 경제에 부담을 줘 대도시의 출산율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감염병 확산으로 수억명의 학생들이 집에서 수업을 듣게 되면서 사교육 시장이 급성장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학습결손 등의 우려로 실시간 온라인 교육 서비스에 수요가 몰리면서 초중고 학생의 75% 이상이 과외 등 사교육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시장조사기관인 치엔잔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교육시장은 최근 120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했으며, 오는 2025년에는 1550억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교육업계의 이러한 성장세는 당국의 엄격한 규제 조치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교육회사 연간 수익의 최대 70~80%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기업가치 10억달러가 넘는 유니콘 에듀테크 기업 22곳 중에 절반 가까이 되는 9곳이 중국 스타트업이다. 세계 최대 유니콘 에듀테크 기업인 위안푸다오는 허위·과장광고로 중국 정부로부터 약 57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 회사는 작년 10월 투자 라운드에서 약 155억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으며, 지난 3월에도 추가 투자 유치를 준비하다 당국의 규제 움직임으로 주춤한 상태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주요 기업의 지원을 받는 교육기업 10여곳 이상이 허위광고로 거액의 벌금을 냈다. 주가도 하락세다.
국내 교육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일부 교육기업만이 중국 사업을 하고, 그나마 대부분 교재 및 프로그램 수출 계약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규제 영향은 미미하다”면서 “중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교육 시장인 인도가 글로벌 에듀테크 투자 수요를 가져갈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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