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략이 나오는 등 인공지능(AI)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심이 높아지지만 경쟁력 확보의 답을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길을 찾고 있습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AI 분야 연구에 핵심 역할을 하는 이윤근 인공지능연구소장은 정작 AI 연구가 쉽지 않음을 말한다. 기대가 큰 만큼 부담도 큰 법이다.
AI는 굉장히 범용적이고 그 파급효과가 막대하다. 이 소장은 “과거 한 기술이 한 산업 영역을 변화시켰다면 AI는 산업과 사회를 전방위적으로 변화시킨다”고 설명했다. AI 역량 쌓기를 포기하는 것은 미래를 버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전체는 어렵지만, 몇 가지 핵심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는게 이 소장의 예측이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분야 중 특히 메모리 분야에서 선전하듯이, AI 분야에서도 핵심 영역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이 소장은 “투자나 인력 규모를 보면 우리가 AI 전체 영역에서 세계를 주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그래도 경쟁력 있는 영역을 하나라도 가져간다면, 세계 톱과 어깨 수준을 맞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연구소는 현재 많은 부분에 힘쓰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하나가 '복합 AI'다.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스스로 성장하는 차세대 AI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다행스러운 점은 차세대 AI 기술의 경우 선진국도 연구 초기단계이며 우리와 출발점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소장은 "이미 아키텍쳐 설계를 수행했고, 복합지능을 스스로 학습하는 메커니즘을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이 소장은 'AI 서비스'에도 길이 있다고 밝혔다. 우리가 이미 경쟁력을 갖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와 AI를 연계해 융합 서비스 기술을 창출한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성과 창출이 가능하다.
이 소장은 “우리나라의 기존 기반을 활용하면 최고의 AI 기반 서비스를 도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ETRI 인공지능연구소에서 많은 부분을 준비하고,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소식이 전해진 '오토비(AutoVe)'도 그렇다. 오토비는 운전자가 필요 없는 4단계 구현을 목표로 둔 자율주행차다. 이미 원내를 운행하는 시범서비스에 돌입했다.
이 소장은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 등 모빌리티를 비롯해 다양한 서비스 기술 분야에서 성과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