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해체기술연구부의 김일국 연구원팀이 세슘과 강하게 결합된 점토(지름 0.002㎜ 이하 흙입자)를 자성으로 선택적으로 분리하고, 남은 오염토양에서 잔여 세슘을 효과적으로 떼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관련 2건 국내 특허 등록을 지난달 마쳤으며, 미국과 일본에서도 특허 등록 심사 중에 있다.
방사성 세슘은 물리, 화학적 특성 때문에 오염토양 중 점토에 강하게 흡착한다. 토양 중 10~30%를 차지하는 점토를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표면이 음전하를 띠는 점토의 특성을 이용했다. 양전하를 띤 자성나노입자를 제조해 정전기적 인력으로 토양 내 점토 입자와의 선택적 결합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자성을 부여받은 점토 입자는 외부 자석을 통해 추가적인 에너지 없이 쉽게 분리가 가능하다. 자기력만을 이용해 분리하고, 분리에 이용하는 용액은 계속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별도의 폐액처리가 필요하지 않다. 경제성이 우수하다.
자석으로 점토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간단한 메쉬필터를 결합함으로써 분리의 선택성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 여기까지 과정만으로 이미 약 90% 제염효과를 확인했다.
점토 분리 후 잔류 오염토양은 국내의 엄격한 기준을 만족하기 위해 추가 제염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남은 토양을 페로시아나이드(세슘 제거용 입자)가 결합된 자성 흡착제를 투입해 세척했다. 세척 실험 결과 세슘이 약 95% 이상 제거되는 것을 확인했다. 최종적으로 약 97%의 방사성 세슘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케미칼 엔지니어링 저널' 온라인판에 지난달 말 게재됐다.
개발 토양정화 기술은 방사성 오염토양 뿐 아니라 중금속, 유류 등 일반 환경오염 토양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를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김일국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토양정화 방법은 저에너지의 자성분리 기술을 접목해 상용화에 매우 유리하기 때문에 향후 원자력시설 해체 시 발생가능한 대량의 방사성 오염토양을 처리하는 데 직접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
김영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