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웰스토리에 삼성그룹 계열사 급식 물량을 몰아줬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에 2349억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삼성 측은 즉각 행정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임직원 복리후생을 위한 일상적 경영활동을 부당 지원으로 호도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부당지원으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삼성웰스토리에 총 2349억2700만원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24일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 삼성은 미래전략실 주도로 2013년 4월부터 이달 2일까지 8년 넘게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등 4개사 사내급식 물량 전부를 수의계약으로 웰스토리에 몰아줬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4개사는 물량을 몰아줬을 뿐 아니라 식재료비 마진 보장, 위탁 수수료로 인건비의 15% 추가 지급, 물가·임금인상률 자동 반영 등 조항을 계약에 넣어 웰스토리가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공정위는 “웰스토리는 단체급식 내부거래를 통해 취득한 안정적 수익을 바탕으로 적극적 배당을 해 총수일가의 '캐시카우' 역할도 수행했다”고 표현했다.
삼성은 이에 대해 “공정위 보도자료의 사실관계와 법리 판단은 일방적이고 전원회의에서 심의된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웰스토리가 핵심 캐시가우로서 합병 과정에 기여했다는 등 고발 결정문에조차 포함되지 않았거나 고발 결정문과 상이한 내용이 언급돼 있어, 여론의 오해를 받고 향후 진행될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에 예단이 생길까 우려된다고”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이날 “이재용 일가 회사인 웰스토리에 사내급식 물량을 전부 몰아준 것”이라며 “이런 계약 방식은 동종 업계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웰스토리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급식 물량 몰아주기, 유리한 조건 계약 등 웰스토리에 대한 노골적 지원은 미전실이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계열사들은 자신들의 필요와 독자 판단에 따라 웰스토리와 급식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웰스토리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독자적으로 행동하였을 뿐 미전실이 주도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공정위가 삼성웰스토리 관련 자진 시정안을 기각했지만, 이와 별개로 앞으로 자발적인 급식 개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어 삼성 측은 공정위 판단과 관련, 향후 소송 전을 펼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가 수십 년간 대기업 사이에서 관행으로 여겨온 사내 급식 관행에 과도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잘잘못을 떠나 이번 일로 국민들과 임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관련 제도를 더 세심하게 살펴 다시는 이러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전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