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매각 또 연기…국내외 사모펀드 대결장 되나

본입찰, 이달말까지 추가 연장
MBK·어피너티에쿼티·퍼미라
재무적투자사 3사, 입찰제안서 제출
롯데 "큰 관심없다" 불참 의사 밝혀

요기요 매각 또 연기…국내외 사모펀드 대결장 되나

국내 2위 배달앱 요기요 매각 본입찰이 이달 말까지 추가 연장됐다. 롯데와 신세계의 참여 가능성이 불확실한 가운데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등 재무적투자자(FI) 3사가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며 국내외 사모펀드 간 대결이 유력해졌다.

요기요 실사까지 마쳤던 SSG닷컴은 본입찰에 빠지는 대신 우호 세력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업무협력을 기대하는 양상이다.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요기요 인수 후 라스트마일 서비스 역량을 단숨에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영국계 퍼미라는 세계적으로 푸드 딜리버리 앱이 비음식 군으로 배달 카테고리를 확대하며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진행 중인 국내 2위 배달앱 요기요 매각 본입찰 마감 기간을 이달 말까지 추가 연장했다.

매각대상은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지분 100%다. 현재까지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등 FI 3사가 본입찰에 참여했다. 이들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을 건너뛰고 당초 계획됐던 요기요 매각 본입찰일인 17일 일찌감치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며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만큼 홈플러스 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오프라인 점포와 요기요의 라스트마일 배송 시스템과 연계해 고객주문 후 1시간 내 배송되는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 요기요는 자사 앱을 통해 생필품 즉시배달 서비스 '요마트'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어 즉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요기요 인수에 성공하면 SSG닷컴과 시너지가 예상된다. SSG닷컴은 2019년 법인 출범 당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BRV) 등 FI로부터 1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이래 지난 3년 이상 우호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SSG닷컴은 SI 중 요기요 본입찰적격후보 숏리스트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며 유력한 인수 후보로 부상했지만 이베이코리아 단독 인수에 나서며 본입찰 참여를 유보했다.

영국계 사모펀드 퍼미라는 유럽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푸드 딜리버리 기업이 음식을 넘어 다양한 품목을 라스트마일 배송사업에 추가,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진다. 요기요가 음식배달을 통해 쌓아온 '인공지능(AI) 딜리버리 시스템'은 식자재 유통, 레스토랑 예약·취소 등 외식산업에서 확장 가능성이 있다.

요기요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하며 강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롯데는 “요기요 인수에 큰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SSG닷컴은 본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지 않았다. SSG닷컴 관계자는 “요기요 본입찰 마감일이 이달말까지 연장됐기 때문에 사업 시너지에 대해 전체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입찰 연장으로 변수가 있지만 사모펀드간 인수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IB 관계자는 “국내 배달앱은 사실상 푸드 딜리버리에 머물러 있는데 해외시장을 보면 확장가능성이 높다”면서 “FI가 요기요를 인수하는 것은 배민, 쿠팡이츠와 3파전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요기요가 배달시장에서 축적한 IT솔루션 역량과 라스트마일 시장의 잠재력”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이은 입찰 연기로 요기요의 입장에서는 매각까지 시간이 부족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요기요 매각 1차 데드라인 시점은 오는 8월 초다. 6~7주내 새주인을 확정한 뒤 공정위에 매각 사실을 공지해야 한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