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선·후배가 대권 가도에서 벼랑 끝 승부에 나선다. 홍준표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넘어야 하고, 윤 총장은 홍 의원의 견제를 돌파해야 할 운명이다.
국민의힘 대선 시계가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홍준표 의원은 1년 3개월 만에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홍 의원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 밀알이 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윤석열 총장 측은 29일 대선 출마 선언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홍 의원의 복당을 의결했다.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는 반대 의견 없이 홍 의원 복당 안건을 통과시켰다. 전날 홍 의원이 X파일 논란 관련 윤 전 총장을 비판한 것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등 이상 기류가 연출되기도 했지만, 복당에 대한 이견은 없었다.
홍 의원은 이번 복당을 남은 정치 여정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평가했다. 그는 “국가 정상화와 더 크고 새로운 대한민국 미래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갈 것”이라며 “공정과 자유, 서민과 소통을 기치로 삼아 정권교체를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곧바로 대선 채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복당 소회를 밝히면서도 “화합과 통합 연합의 3합 정신으로 대선 승리” “수신제가 도덕성과 준비된 경륜을 가진 대선후보 선출” 등을 거론하며 대선에 대한 본인의 기준을 제시했다.
홍 의원의 대선 출마가 임박하면서 다른 야권 주자들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관련 이 대표의 '버스 정시 출발론'과 함께 국민의힘 대선 주자 중 설문조사 1위를 기록하는 홍 의원 행보가 압박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특히 윤 전 총장이 29일 대선 출마 선언을 예고하면서 그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윤 전 총장은 최지현 부대변인을 통해 “오는 29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국민 여러분께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야권의 대선 전략도 크게 갈라진다. 국민의힘 입당이 결정되면 경선 과정에서 검사 선·후배간 매칭 성사도 관심 포인트다.
홍 의원 복당이 윤 전 총장 합류와 당 경선의 판을 바꾸는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대선에 패배하긴 했지만, 2위에 오른 저력이 있는 홍 의원을 중심으로 강경파들의 재결집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윤 전 총장 등 다른 주자들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내비쳤던 행보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미 홍 의원은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윤 전 총장 저격수 역할을 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홍 의원은 29일 대국민 보고회도 계획 중이다. 윤 전 총장의 출마 선언 일정과 겹친다. 홍 의원은 “국민들이 지금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8140명을 대상으로 한 인덱스 보고서를 29일 발표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대선 열차를 빨라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