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1만원이 넘는 최초 요구안을 제시해 경영계와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2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5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본격화 했다.
노동계는 이날 회의 직전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의 최초 요구안을 발표했다.
양대 노총은 최초 요구안으로 1만800원을 제시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8720원보다 2080원(23.9%) 많은 금액이다. 월급으로 환산한 금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적용)은 225만7200원이다.
근로자위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 불평등 및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돼 소득 증대 및 소비 진작으로 이어져야 한다” 주장했다. 노동계는 2015년부터 해마다 시급 1만원 이상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경영계는 1만원대 최저임금 요구에 유감을 표시했다. 또 업종별 차등 적용을 도입해 숙박·음식업 등 임금 지급 능력이 부족한 업종에는 최저임금을 낮게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호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노동계가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1만800원 23.8% 인상안을 발표한 것은 절차상 유감”이라며 “1만800원 요구안이 어떻게든 생존하려는는 소상공인 중세사업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간 최저임금 인상이 시장 수용 어려울 정도로 속도가 빨랐고 인상률 높았기 때문. 여기에 코로나 펜데믹 충격 겹쳐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내년에는 지불능력에 따라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을 시행한 것은 최저임금 제도를 도입한 첫해인 1988년뿐이다. 당시 업종을 2개 그룹으로 나눠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했다.
최저임금 심의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제출한 최초 요구안을 놓고 그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이 8월 5일인 점을 고려하면 최저임금위는 다음 달 중순까지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해야 한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