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바우처 고도화<상>]K비대면 수출산업화로 레벨업하자

우수 비대면 서비스 공급기업을 중심으로 매출·고용·투자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비대면 스타트업이 국가 주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직 정비할 것이 많다. 창업과 초기 시장 조성 과정에서 큰 비용이 들고 기업간(B2B) 거래에 집중된 비대면 서비스의 특성 때문이다. 비대면 공급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특화 대책이 시급하게 요구된다.

27일 창업진흥원이 최근 기업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비대면 기업 성장애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비대면 분야 예비 유니콘기업 25개사의 평균 매출은 398억원에 이른다. 전년의 265억원에 비해 약 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대면서비스 공급기업의 매출은 11.67%, 비대면 분야 벤처기업 매출은 4.72% 각각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늘어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특정 기업과 분야를 중심으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이처럼 뚜렷한 매출 차이는 서비스 수출 여부가 갈랐다. 25개 예비유니콘 기업의 지난해 수출액은 평균 40억원에 이른다. 비대면서비스 공급기업의 평균 수출액 5억5000만원, 일반 비대면 벤처기업의 수출액 1억2000원과 큰 차이가 난다. 실제 비대면 예비 유니콘기업의 64%가 수출 실적이 있는 반면에 나머지 비대면 기업 가운데 수출 실적이 있는 기업은 30%가 채 안 된다.

실제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예비 유니콘기업의 경우 19.44%에 이른다. 반면에 여타 비대면 기업의 수출 비중은 공급기업이 2.57%, 일반 벤처기업이 4.12%에 불과하다. 대부분 B2B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는 구조다. 그나마 비대면 서비스 공급기업의 경우 바우처 사업에 힘입어 일반 소비자(B2C)와 정부 및 공공조달(B2G) 시장으로 매출처를 다각화했지만 B2B 사업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한 공급기업 관계자는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를 계기로 B2B 일변도에서 B2C로 영역을 넓혔지만 국내 시장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해외 진출을 위한 투자 유치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기업의 다음 과제는 투자 유치다. 이미 비대면 기업 가운데 48%가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여건은 초기 투자만으로는 크게 부족하다. 투자유치에 성공한 공급기업의 절반 이상은 투자 규모가 10억원에 못 미친다. 창업 비용을 메우기에도 급급한 수준이다. 창업진흥원이 집계한 비대면기업의 초기 창업 비용은 약 1억~5억원의 비중이 42.9%에 이른다. 대부분 1억원 안팎 비용이 소요되는 여타 업종 대비 진입 문턱이 높다.

기업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비대면 창업을 확대하기 위해 창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창업 후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연구개발(R&D) 지원 및 영업·마케팅 등 판로개척 지원사업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비대면 서비스 기업을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판로개척과 해외 매출 비중 확대가 시급하다”면서 “이를 강화하기 위한 공공시장 진입 확대, 대·중견기업 협력 강화, 해외 시장 정보·거래처 발굴 등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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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