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원장 유석재)은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위한 국제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핵심 부품 중 하나인 '진공용기(Vacuum Vessel)' 두 번째 섹터가 완성돼 ITER 건설지인 프랑스로 출항했다고 밝혔다.
진공용기는 핵융합로에서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고 유지하기 위한 고진공 환경을 구현하는 그릇이다. 한 개 섹터는 높이 11.3m, 폭 6.6m, 무게는 약 400톤에 달하며 도넛 모양으로 9개 섹터가 모두 조립될 시 총 무게가 5000톤에 달하는 초대형 구조물이다. 우리나라는 총 9개의 ITER 진공용기 섹터 중 4개 섹터 제작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난 2020년 첫 번째 섹터(섹터 6번)를 완성해 조달을 완료했다.
두 번째 섹터(섹터 7번)의 경우 첫 번째 섹터의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개선된 제작 공정을 적용한 결과, 총 101개월이 소요됐던 첫 번째 섹터 제작 기간을 약 25% 단축해 75개월 만에 제작 완료했다.
진공용기 두 번째 섹터 조달이 완료되면 ITER 건설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핵융합의 핵심 구조물인 토카막 조립도 본격 착수된다. ITER 토카막 조립은 진공용기 1개 섹터의 바깥쪽에 열차폐체와 TF 초전도자석 2개를 끼워넣어 1250톤에 달하는 '섹터 소조립품'을 먼저 완성한 뒤, 각각의 섹터 소조립품을 연결해 360도 도넛모양을 완성한다. 따라서 진공용기 두 번째 섹터 조달을 통해 2개의 섹터 소조립품 간의 조립이 실질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더불어 이번 성과는 우리나라가 ITER 국제기구와 체결한 진공용기 본체 조달협약을 통해 담당하게 된 진공용기 두 개 섹터 조달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당초 EU에서 조달을 담당했으나 2016년 위임협약을 통해 추가로 제작을 담당하게 된 진공용기 두 개 섹터 제작만을 남겨두게 된다. 남은 두 개의 진공용기 섹터는 2022년까지 ITER 건설현장 조달을 완료 할 계획이다.
김현수 ITER 한국사업단 진공용기기술팀장은 “수에즈 운하 사고의 영향 등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로 인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무사히 진공용기 두 번째 섹터가 프랑스로 떠나게 돼 기쁘다”며 “ITER 건설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진공용기 섹터 출하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정기정 ITER 한국사업단장은 “ITER 한국사업단과 국내 산업체는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엄격한 품질 기준에 맞는 진공용기를 적기에 조달하기 위해 기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며 “남은 두 개 진공용기 섹터까지 무사히 완성해 ITER 건설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울산 미포항을 떠난 진공용기 두 번째 섹터는 7월 말에 프랑스 FOS 항에 도착하며, 이후 운하와 육로로 이동해 8월 말 프랑스 건설 현장에 최종 도착할 예정이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