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발주하는 해운업계에선 선복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유럽 지역 선사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1조1225억원에 수주했다. 수주 선박은 2만3500TEU급으로 발주 선사는 세계 5위인 독일 하파그로이드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3월에만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한 번에 수주했다. 단일 선박 건조 계약 규모 가운데 세계 최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했다.
국내 조선사들이 잇달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것은 우수한 기술력이 뒷받침된 데다 글로벌 발주가 겹쳤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조선 3사는 고압 이중연료 LNG 엔진 등 경쟁국 대비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해운 운임 상승세에 맞춰 글로벌 선사들은 선대를 확대했다.
프랑스 해운분석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머스크와 MSC, 코스코, CMA CGM, 하파그로이드 등 글로벌 선사들의 컨테이너선 발주잔량은 294만TEU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196만TEU 대비 98만TEU가 증가한 것이다. 2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 기준 50척 가까이 발주를 늘린 셈이다. 특히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보유하면 단 한 번 운행에도 더욱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등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조선업계 호황과 반대로 해운업계에선 선복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들이 향후 2~3년 내 선주사에 인도되기 때문이다. 해운사들은 현재 해운 수요 대비 부족한 선복량으로 고운임 수혜를 입고 있지만, 반대가 될 경우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 선복량이 해운 수요를 앞서면서 운임 하락을 촉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업황 사이클을 보면 선복 공급이 줄거나 늘거나 하고, 여기에 맞춰 해운 운임도 등락한다”면서 “현재로서는 선복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고운임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몇 년 후에는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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