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영이 만난 사람] 한국MS 이건복 팀장 "MS 메타버스 기술 스택, 유례없는 컴퓨팅 혁신 가져올 것"

"메타버스가 오고 있다. 미래에는 메타버스가 인터넷의 뒤를 잇는 가상현실 공간의 주류가 될 것이다."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 한 개발자 행사에서 언급한 말이다. 그는 이미 '마인크래프트'나 '포트나이트' 같은 게임이 초기 단계의 메타버스 서비스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많은 메타버스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후 메타버스는 IT 업계 최대의 화두가 됐다.
그러한 메타버스 트렌드 분석을 위해 전자신문이 개최한 웨비나에서 사회를 맡게된 기자는 연사로 참여한 한국MS의 이건복 팀장과 메타버스 이슈에 대해 몇 가지 얘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이 팀장은 메타버스의 핵심은 온전히 가상화된 세계라기보다는 다양한 가상화 기술을 통한 더 나은 현실세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 세계와의 접점이 없다면 가상세계는 공허하고 무의미할 뿐이라고...
 
온전한 가상세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라고 생각하는 견해와는 차이가 있겠지만, 현실에 뿌리를 둔, 현실의 개선과 개혁을 위한 가상세계 구축이라는 그의 '메타버스 세계관'은 분명해보였고, 가상세계를 통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대표적인 케이스로 '디지털 트윈'을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과연 가상세계를 통해서 현실은 얼마나 개선될 수 있을까? 가상과 현실이 쌍둥이처럼 복제된다는 매력적인 논리의 디지털 트윈은 또 얼마큼의 상업성을 확보하고 있을까? 이 팀장은 한국MS에서 가상세계와 디지털 트윈에 관련된 업무를 지속적으로 담당해왔고, 한편으로는 전도사의 역할도 수행하면서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내왔다.
 
메타버스 웨비나 이후 전자신문인터넷이 디지털 트윈 웨비나를 개최하기로 하면서, 내친김에 이 팀장의 얘기를 좀 더 들어보기로 했다. 이 팀장은 디지털 트윈뿐만이 아니라 물리적 세계와 가상세계, 그리고 그 둘을 인터페이스하는 각 종 기술들, 아울러 클라우드와 지능형 엣지의 절정인 메타버스 어플리케이션 등 여러 핵심 기술들을 설명하며 이들을 유기적으로 총합하는 '스택' 개념을 더불어 강조했다. 이 스택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곧 마이크로소프트의 야망이라고도 설명한 이 팀장에게서 MS의 디지털 트윈과 메타버스 기술 스택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지역 IoT & MR사업부 이건복 팀장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지역 IoT & MR사업부 이건복 팀장

- MS는 무엇보다도 디지털 트윈 생태계 구축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태계 구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 컨소시엄에 대해서 소개해달라.

"디지털 트윈 컨소시엄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가 디지털 트윈의 상호 호환성과 아키텍처, 용어 및 보안에 대한 산업표준을 수립하고, 업체 간의 협력 및 디지털 트윈 기술 적용을 지원하기 위해 개방형 협력 모델을 기반으로 여러 기업들과 함께 설립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8개의 설립사와 기업, 정부기관, 학계를 아우르는 320개 회원사로 구성되어 있다. 회원사들은 산업 표준 설립과 기술 채택을 위해 디지털 트윈의 성공 사례와 선진 모델을 공유하고 있다."

- MS가 생각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은 ‘직원’, ‘고객’, ‘제품’, ‘운영’으로 구성된 4가지 핵심 영역이 서로 디지털로 연결되고, 현장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음으로써 ▲직원 역량 강화 ▲고객 접점 확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기반의 제품 혁신 ▲인사이트에 기반한 운영 최적화 등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조직은 위 4가지 핵심 요소가 서로 상호작용하도록 하고, 고객의 피드백이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또 직원간 신속한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을 통해 조직의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관련 역량을 끊임없이 추구해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기술을 통한 비즈니스 인사이트, 보안과 규정 준수, 프로세스 개선 등을 통한 운영 최적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 2년전 이 팀장은 한국MS 본사에서 열린 IoT 간담회에서 클라우드, AI, IoT 그리고 엣지가 연결된 디지털 트윈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디지털 트윈은 단순히 사물의 가상 모델링이 아니라, 연결된 환경(Connected Environment)의 디지털 모델링 기술이다. 특히,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엣지 컴퓨팅,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컴퓨팅 기술의 집합체로, 현실로부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해 생산성을 높이고, 상황을 예측하여 사고를 방지하는 등의 상호작용까지 가능하게끔 실현한다. 여기에서 IoT와 엣지 컴퓨팅은 현실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역할을 하며, AI는 그 데이터를 분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 데이터는 확장성과 안정성이 보장되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처리된다."

- 디지털 트윈은 실시간 실행 환경이 중요하다. MS의 애저 디지털 트윈은 이 부분이 장점이라고 들었는데...  

"디지털 트윈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 엣지 컴퓨팅, 데이터 전송/저장, 모델링 언어, 분석 그리고 시각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계층의 기술 스택(Stack)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 서로 다른 기술 스택에 대한 부분을 직접 개발하고 구축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디지털 트윈의 가장 큰 장점은 오픈 모델링 언어인 DTDL(Digital Twins Definition Language)로 짧은 시간 내에 맞춤형 디지털 트윈 모델을 생성하고, 센서 데이터와 연결시킴으로써 빠르고 쉽게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애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AI 기능을 비롯, 홀로렌즈와 같은 혼합현실 디바이스를 이용해 새로운 차원의 시각화까지 동일한 플랫폼에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버스 기술 스택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버스 기술 스택

- 디지털 트윈이 제조산업뿐만이 아니라 스마트 도시 건설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스마트 시티는 디지털 트윈의 가장 궁극적인 지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스마트 시티는 말 그대로 도시의 기능을 보완하고 지원하는 기능이기 때문에 단순한 환경인 경우가 거의 없다. 복잡한 현실 세계를 모델링하고 센서를 연결시킴으로써, 데이터 수집의 기초를 수립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통하여 분석을 할 수 있게 된다. 분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의 행정 책임자들은 다양한 시물레이션을 수행해 볼 수 있으며, 앞으로 발생할 상황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모델링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모델만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데이터를 서로 연결하고 다양한 센서와 게이트웨이를 지원하면서 동시에 클라우드 서비스로 수집, 분석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디지털 트윈이 유일하다. 애저 디지털 트윈은 복잡한 현실 환경에서 방대하게 수집되는 데이터를 확장 가능하고 안정성이 보장되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빠르게 처리하며, 애저의 데이터, 분석, AI 서비스와 긴밀하게 연계해 더 강력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혹시 그간의 애저 디지털 트윈 적용 사례가 있다면?

"국내에서는 두산중공업의 풍력 발전기 사례가 대표적이다. 두산중공업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디지털 트윈을 통해 풍력 발전기의 전력생산 효율성에 대한 최적화 분석은 물론 유지 보수 측면에서 예지정비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두산중공업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효율을 최적화하고자 애저 디지털 트윈과 애저 IoT를 기반으로 벤틀리시스템즈의 아이트윈(iTwin) 솔루션을 적용하고, 아이트윈 3D 모델을 애저 디지털 트윈과 IoT 허브로 결합했다. 이를 통해 성능감시가 가능한 ‘퍼포먼스 와치독(Performance Watchdog)’과 전력예측 솔루션인 ‘파워 프리딕션(Power Prediction)’을 구현, 에너지 발전량을 예측하고 운영 계획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해외에서는 스웨덴의 가장 큰 부동산관리 회사 ‘바사크로난(Vasakronan)’의 사례를 들 수 있다. 바사크로난은 건물의 상태를 모니터링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비용을 최적화하는데 애저 디지털 트윈을 사용하고 있다. 바사크로난은 애저 디지털 트윈을 통해 에너지 소비량 데이터를 표준 월별 미터 판독 값에 의존하지 않고, 시간 단위로 보고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때문에 식별하는 데 몇 달이 걸렸던 문제도 이제는 즉시 식별 가능하게 됐으며, 이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도 굉장하다. 바사크로난 사례에서 건물에 설치된 온도 센서 하나로 수많은 비용을 절감한 부분은 ROI 측면에서 시사하는 부분이 크다."

- 디지털 트윈의 확산으로 가상현실에 대한 사용자 경험이 중요해졌다. MS는 스마트폰과 PC 연결 없이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홀로렌즈2'를 작년 말 국내 출시했다. 홀로렌즈2 활용 시나리오와 그동안의 성과를 소개해달라.

"최근에 가장 뜨거운 기술용어 중 하나가 메타버스(Metaverse)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메타버스의 핵심은 온전히 가상화된 세계라기보다는 다양한 가상화 기술을 통한 더 나은 현실세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현실세계와의 접점이 없다면 가상세계는 공허하고 무의미할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수많은 VR장치와 VR솔루션을 통해 경험했다. 결국 사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시각화 장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혼합현실 디바이스인 홀로렌즈와 같이 사용자의 손동작을 인식하고 시선을 추적, 공간을 맵핑할 수 있는 장치가 해답이 될 수 있다. 홀로렌즈는 제조, 교육, 의료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데, 국내는 지난 11월에 공식 출시돼 현재 많은 기업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충북테크노파크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준비 중이며,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관련 파트너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 마이크로소프트 디지털 트윈 솔루션은 메타버스 전략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나.

"디지털 트윈은 물리적 및 디지털 세계의 융합을 이끌어내며, 이것이 축적되면 새로운 차원의 기회와 혁신적인 솔루션의 세계가 만들어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기반으로 지능형 클라우드와 지능형 엣지의 절정인 메타버스 어플리케이션 구현을 목표로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는 이 새로운 수준의 응용 프로그램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모두 제공한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전체 스택을 모두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더 긴밀하고 원활하게 연결해서 다양한 계층의 메타버스 어플리케이션을 더 쉽게 실현하고자 한다.

애저 디지털 트윈은 모든 자산, 시스템 또는 전체 환경을 모델링하고, 애저 IoT로 디지털 트윈을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애저 시냅스 애널리틱스는 디지털 쌍둥이의 과거를 추적하고 향후 상태를 예측하는 인사이트를 찾는다. 아울러 AI 및 머신 러닝 플랫폼을 사용하면 지속적으로 배우고 개선하는 자율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메시를 통해서는 어디서나 어떤 장치에서든 존재를 활성화하고 경험을 공유한다. 가장 몰입감 있고 인체공학적인 혼합현실 디바이스인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2를 통해서 최상의 혼합현실 디바이스와 마이크로소프트 메시를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파워 플랫폼을 사용하면 모든 직원이 코드 없이, 또는 로우코드 솔루션을 사용해 디지털 트윈 데이터를 확장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다. 이 기술 스택의 각 계층은 그 자체로도 매우 강력하지만, 함께 사용하면 지금까지의 컴퓨팅 흐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혁신적인 파장을 불러올 것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야망이기도 하다."

[한국MS 이건복 팀장]
-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지역 IoT & MR사업부 팀장
-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최고 기술임원 (NTO)
-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ISV팀장
- 닷넷엑스퍼트 대표이사

 류지영 전자신문인터넷 기자 (thank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