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9일 해운산업에 그린·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우리나라를 해운 선도국가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150만TEU(컨테이너 단위·20피트) 이상 선복량을 확보하고 매출약 70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신항에서 열린 HMM의 20번째 초대형 컨테이너선 '한울호(1만6000TEU급) 출항식에 참석해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부산항 신항은 국내 수출입화물의 관문이자 글로벌 허브항만(세계 2위 환적항만)이다.
행사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정태순 한국해운협회 회장을 비롯해 선사 및 조선사 관계자, 선원, 항만근로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경수 경남지사도 자리했다.
한울호는 문재인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2018∼2022년)에 따라 HMM에서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중 마지막 선박이다. 문 대통령은 “해운 강국의 자존심을 다시 찾았다. 한울호는 한국 해운업의 화려한 부활을 완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더 큰 도전에 나설 것이다. 컨테이너 선박의 대형화, 선박과 항만의 친환경 전환 가속화 및 디지털화를 해운산업 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박 대형화에는 HMM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 추가 확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친환경 선박 기술에도 2500억원을 투자해 2050년까지 무탄소 선박을 상용화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또 스마트해운물류 시스템 도입에도 속도를 내 2030년까지 자율운항선박 세계시장의 50%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단기 과제로는 해운 운임 상승으로 인한 수출기업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주력 수출 항로에 임시선박을 긴급 투입한다고 했다. 특히 중소 화주의 전용선적 공간을 더욱 늘려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 크고 작은 항구에 태극기가 휘날릴 것”이라며 “조선산업도 함께하며 대한민국이 만든 선박들이 바다를 누빌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진해운 사태 등을 거치면서 추락했던 우리 해운 산업은 국적 원양선사 선복량과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해운 매출액도 2015년 39조원에서 2016년 29조원 급감했다가 지난해 36조원(잠정)으로 반등했다. 올해는 40조원이 목표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