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최근 '탄소중립 그린성장' 계획을 발표했다. 사업 성장에 따른 탄소 배출 증가량보다 더 많은 양의 탄소를 감축해 미래 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인다는 방침이다.
목표 저감량 상당 부분은 신사업 진출로 달성한다. 회사는 지난 3월 블루수소,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소재 분야를 3대 미래 사업으로 선정고,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회사는 국내 최대 액체탄산제조업체 신비오케미칼과 함께 내년 상반기까지 충남 대죽일반산업단지에 드라이아이스 등을 제조할 수 있는 공장을 가동한다. 새 공장에는 현대오일뱅크 수소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산가스 20만톤이(연간) 원료로 공급된다. 기존 탄산가스 수요처인 선도화학과도 협력을 강화한다. 이들 업체에 공급하는 탄산가스 규모를 지난해 9만톤 수준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최대 연간 36만톤 수준으로 늘린다.
오일뱅크는 사업 협력을 통해 수소 제조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산가스를 전량 회수·활용한다. 국내 정유사 중 최초로 100% 블루수소 생산에 성공하는 셈이다. 블루수소는 탄소배출을 최소화해 생산하는 수소다.
탄산가스를 활용한 친환경 소재를 개발한다. 국내 연구기관과 협력 업체와 공동 연구를 통해 공장 가동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과 메탄올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탄산칼슘은 시멘트 등 건설자재와 종이, 플라스틱, 유리 등의 원료로 쓰인다. 메탄올은 차세대 친환경 연료와 플라스틱, 고무, 각종 산업기자재 재료다.
생산한 수소를 활용한 수소발전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한국남동발전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공동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공동 추진을 검토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소를 생산해 공급한다. 한국남동발전은 자사 연료전지 발전소 운영 노하우를 제공함으로써 합작 발전 법인에서 전기를 생산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협약을 통해 정유 공장 운영으로 축적된 현대오일뱅크의 수소 제조 역량과 한국남동발전이 가지고 있는 친환경 발전 기술이 접목될 것”이라며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 정부는 2022년부터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에서 수소발전의무화제도를 분리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따르면 오는 2040년까지 국내 수소연료전지 발전용량은 현재 650MW의 약 12배 수준인 8GW로 늘어난다. 연간 시장 규모는 약 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임중권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