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한-EU FTA 성과 분석…"車·배터리·화학제품 수출 수혜"

유럽연합(EU)과 아시아 국가 최초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우리나라가 일본 등 경쟁국과 비교해 시장 선점 효과를 크게 누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일 발간한 '한-EU FTA 10주년 성과와 시사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FTA 발효 후 자동차, 배터리, 화학제품, 일부 농수산식품 등에서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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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한-EU FTA 발효 이후 EU 프리미엄 소비재가 우리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기술, 품질, 디자인 등 비가격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EU 수입관세가 철폐되면서 2019년 84억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2010년 33억달러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내연기관 차량은 현지 생산이 늘면서 2017년 이후 수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전기차 수출이 2017년 2억달러에서 2020년 46억달러로 급증했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도 FTA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돼 다른 경쟁국들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수출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화학제품 수출은 FTA 발효 전 2010년 12억달러에서 2020년 71억달러로 연평균 19.2% 늘었다. 특히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 수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농수산물은 아직까지 수입이 수출보다 많지만, 2020년 FTA 발효 전 대비 125%나 증가한 4억5000만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참치, 버섯, 김치, 조미김, 음료 등이 FTA 관세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EU FTA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입처 다변화에도 기여했다. 2010년 한국의 일본 소재 수입 비중은 32.6%, EU 소재 수입 비중은 10.1%였다. FTA 발효 후 2020년 일본 수입 비중이 20.8%까지 하락한 반면에 EU 수입 비중은 13.6%까지 올랐다.

홍정완 무협 수석연구원은 “최근 EU가 환경·인권 기준을 높이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을 재편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이 EU와 FTA를 체결하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한-EU FTA를 더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무협은 한-EU FTA 발효 10주년을 기념해 7월 1일 온라인 콘퍼런스를 열고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전망을 공유할 예정이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