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지주사인 ㈜두산이 사업 부문에 변화를 주며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동박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되 다른 부문은 매각하는 식이다. 두산그룹은 앞선 자산 매각까지 더해 4조원에 육박하는 넘는 매각대금을 챙기며 재무구조 개선을 마무리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 사업부문은 전자와 디지털이노베이션 등 크게 2개 부문만 남게 됐다. 애초 모트롤과 산업차량까지 총 4개 사업부문을 영위했으나 절반을 정리한 것이다.
㈜두산은 최근 1년 사이에 이를 추진했다. 작년 모트롤 부문을 물적 분할해 올해 초 매각한 데 이어 오는 5일에는 독립법인 '두산산업차량'으로 분할한 산업차량 매각을 끝낸다. 재무통인 김민철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이 총괄해 의사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산이 사업 재편에 나선 것은 선택과 집중 의도로 풀이된다. 전자와 산업차량 부문이 대표적인 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전자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434억원, 764억원으로 전년 6023억, 605억원 대비 6.8%, 26.2% 증가했다. 전자는 반도체와 자동차, 가전제품 등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고부가가치 부품을 생산한다. 인쇄회로기판(PCB)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과 OLED 디스플레이 핵심 전자 소재를 개발한다.
반면에 산업차량 실적은 뒷걸음질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545억원, 213억원으로 13.17%, 52.8% 줄었다. 산업차량은 1968년 국내 최초 지게차를 생산하며 엔진과 전동 지게차, 물류 장비 등 이분야 국내 1위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하향세가 두드러진다.
㈜두산은 성장 가능성이 제한적인 산업차량을 매각하는 대신 전자에 주력한다는 복안이다. 가장 큰 실적 비중을 차지하는데다 수요 기대감까지 크기 때문이다. 전자는 작년 4개 사업 부문 전체 영업이익 2116억원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46%(977억원)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2%로, 그 다음 실적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차량 4.7% 대비 3배 가까이 앞섰다.
두산그룹은 ㈜두산 사업 재편을 끝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마무리했다. 앞서 두산은 2020년 4월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받는 대신 3조 규모 자구계획안을 제출했었다. 이에 두산솔루스(6986억원), 두산인프라코어(8500억원), 두산타워(8000억원), 클럽모우CC(1850억원), 벤처캐피탈(VC) 네오플럭스(730억원) 등을 잇달아 매각했다. 최근 매각한 ㈜두산 모트롤(4530억원), 산업차량(7500억원)까지 더하면 두산그룹이 챙긴 매각대금은 총 3조8000억원에 달한다.
㈜두산 관계자는 “전자 사업은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라면서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
류태웅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