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경선 흥행 '빨간불'

왼쪽부터 정춘숙 전국여성위원장, 추미애, 이광재,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최문순, 김두관 후보.
왼쪽부터 정춘숙 전국여성위원장, 추미애, 이광재,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최문순, 김두관 후보.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 흥행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민주당이 경선 흥행을 위해 '국민면접'이라는 콘셉트를 잡았지만 무관심에 직면했다. 당내에선 지도부가 대선 후보를 '원숭이 취급' 한다는 반발도 나왔다.

민주당은 지난 1일 유튜브 공식 채널 '델리민주'에서 '공명선거·성 평등 실천 서약서 및 국민면접 프레스데이'를 열고 경선 레이스 개막을 알렸다. 그 자리에는 빅3를 포함한 9명의 대권 주자가 모두 모였다. 그러나 국민적 관심은 저조했다.

'처음 만나는 국민! 독한 질문-국민면접 1탄' 델리민주 생중계에 실시간 참여자는 약 1000명에 그쳤다. 민주당 공보국에 따르면 델리민주 생중계 실시간 최대 참여자 수는 1200명 수준이었다. 낮은 관심만큼 조회 수도 저조하다. 2일 오후 4시 기준 조회 수는 약 1만8000회다. '좋아요'는 1000개, '싫어요'는 100여개로 반응이 크지 않다. 민주당이 현장에 취재기자 50명만 제한해서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시간 참여자 1000여명 가운데 일부는 기자들로 보인다. 평일이라는 제약이 있었지만 생중계 참여자 수도, 추후 업로드된 스트리밍 조회 수로 판단해도 시청한 국민은 적다.

민주당 대선 경선 흥행 '빨간불'

반면에 국민의힘은 대권 주자도 아닌 '대변인'을 뽑는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가 크게 흥행했다.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를 통해 16강 오디션을 생중계한 지난달 27일 참여자 수는 약 3만여명에 달했다. 조회 수는 약 일주일 지났기 때문에 획일적 비교는 어렵지만 16강전은 2일 기준 41만회를 기록했다. '좋아요'는 1만 1000여개, '싫어요'는 380여개다. 30일 진행한 8강전은 조회 수 29만회를 기록했으며, '좋아요'는 7500개가 넘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흥행 '빨간불'

델리민주 구독자 수는 11만명이고 오른소리는 22만명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수치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갑절 넘게 차이 나는 스트리밍 조회 수는 국민적 관심사를 보여 주는 하나의 척도로 볼 수 있다.

지도부 결단 끝에 오는 9월 본경선 후보를 확정하기로 했지만 무관심 속에서는 이기지 못한다는 위기감마저 감돈다. 민주당의 한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는 “아무리 평일인 점을 감안해도 실시간 참여자가 1000명 정도라는 것은 아예 관심이 없는 것”이라면서 “9월까지 일정 역시 빡빡해서 후보도, 경선기획단도 콘텐츠를 준비할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경선기획단은 20대 대선 경선 콘셉트를 '대통령 취업준비생'으로 잡고 '국민면접'을 진행했다. 그러나 경선 과정의 낮은 관심과 함께 면접관 가운데 한 명을 '조국흑서' 필진인 김경율 회계사를 참여시키겠다고 했다가 당내 반발을 샀다. 경선 흥행을 꾀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였지만 정치색 짙은 인사를 면접관으로 채용하면서 반발 속에 철회했다. 민주당의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후보들을 원숭이 취급을 하고 있다”면서 “9명이나 되는 후보를 그렇게 앉혀 놓고 질문하면 그 후보의 깊은 능력을 어떻게 확인하느냐”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경선기획단과 지도부가 인기 영합에 빠져 있다. 차라리 백종원씨를 모셔서 정말 흥행이라도 시켜야지 이도저도 아닌데 뭔가를 띄우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라면서 “인기와 흥행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치고 있다”며 탄식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4일 면접관 3명이 200여명의 국민면접관의 질문을 모아 집중 질문을 하는 국민면접을 실시했다. 7일에는 테드(Ted) 강연 방식을 빌린 비대면 후보자별 프레젠테이션이 예정돼 있다. TV토론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