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하던 철근 유통 가격 급락

[사진= 동국제강 제공]
[사진= 동국제강 제공]

고공행진하던 국내 철근 유통 가격이 급락했다.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한 데다 일부 공장 생산량 회복, 매점매석 단속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철근업계는 일시적 현상일 뿐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철근 가격 강세를 예상한다. 정부는 철근 유통 가격 안정화를 위해 지속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국내 철근 유통 가격은 톤당 108만원을 기록했다. 불과 한 주 만에 12.9% 하락했다. 종전 최고가였던 5월 말 135만원 대비로는 20% 급락했다.

철근 유통 가격이 내린 것은 공급이 안정 단계에 접어 들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대한제강, 한국철강, 환영철강, YK스틸, 한국제강 등 7대 철근 제강사 6월 철근 판매량은 95만6000톤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국내 생산능력 1위 현대제철 생산 라인 가동 중단으로 80만톤대까지 떨어졌으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여기에 계절적 비수기가 겹쳤다. 철근은 건설용 자재로 쓰이는데, 건설 현장은 장마와 혹서 시기 일시 멈춰선다.

정부 노력도 있었다. 이전까지 일부 대형 건설사들과 중간 유통업체들은 철근을 사재기, 유통 가격 상승에 가세했다. 이에 정부는 철근 유통 활성화를 위해 매점매석 단속 등을 추진해 왔다.

다만 철근업계는 철근 유통 가격 하락이 장기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7대 제강사 철근 생산 능력은 총 1100만톤 수준인데,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 등이 이와 비슷하거나 웃도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제강사 관계자는 “장마 시작으로 철근 패닉 바잉 심리가 일부 위축됐고, 수급 균형 붕괴가 잠시 안정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올해 건설 시장 등을 감안하면 수요 우세 시장은 이어질 것이고, 철근 유통 가격도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철근업계는 건설향과 유통향 기준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대형 건설사와 중소형 건설사는 건설향과 유통향 기준 가격을 반영해 철근을 공급받는다. 7대 제강사는 건설사향과 유통향 기준 가격을 6월 84만5000원, 92만5000원에서 7월 86만2000원, 94만2000원으로 인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제강사들은 지난 2020년 대한제강이 YK스틸 지분을 인수, 5개 업체로 재편되면서 가격 협상력까지 커졌다.

정부는 철강 유통 가격 안정화를 위해 수급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제강사들에 철근 생산을 독려했고, 제강사들은 하절기 (생산 라인) 보수와 점검을 미룬 채 최대 생산 체제를 가동 중”이라면서 “유통 단계에서도 문제가 없는지 정부 합동으로 불공정 행위를 지속 단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