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 개발자부터 의사까지…가전업계, 외부 전문가 모시기 총력

하반기 식물재배기 출시 앞둔 LG전자
씨앗 패키지 시판 위해 원예전문가 채용
코웨이, 디지털전환센터에 IT 인력 확대
바디프랜드, 음악치료사 등 의료진 수혈

서울 강북구 코웨이 케어스테이션에서 소비자가 정수기를 살펴보고 있다.(자료: 전자신문 DB)
서울 강북구 코웨이 케어스테이션에서 소비자가 정수기를 살펴보고 있다.(자료: 전자신문 DB)

가전 업계가 신사업 추진과 체질 개선을 목적으로 전문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

종자 개발부터 빅데이터 전문가, 의사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외부 전문가를 확보, 신성장 동력 창출을 시도한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코웨이, 바디프랜드 등은 미래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원예, 정보기술(IT), 헬스케어 등 이종산업 전문가 채용을 시도한다. 외부 역량 내재화가 목표인데, 이종산업 융합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신가전 전략 일환으로 개발 중인 식물재배기 출시를 앞두고 관련 전문가를 채용 중이다. 식물재배기는 집 안에서도 식물이 잘 자라도록 LED 조명, 물, 영양제, 온·습도 등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가전기기다. 제품은 하반기 출시가 유력하다.

채용 인력은 '식물재배기 일체형 씨앗 패키지' 업무를 담당한다. 원예학 관련 학위 소지자로 식물재배기에 특화된 일체형 씨앗 패키지 제안과 제품화를 추진하는 게 주 업무다. 단순히 가전 판매를 넘어 핵심인 종자까지 패키지로 판매해 제품 로열티와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웰스 역시 초기 식물재배기 사업 실패를 종자와 패키지로 판매하는 전략으로 전환해 시장을 선점했다.

주요 가전사 외부 전문가 채용 현황
주요 가전사 외부 전문가 채용 현황

코웨이는 전사 미션인 IT 역량 확보를 위해 올해 초 설립한 디지털전환(DX)센터 인력을 기존 두 배인 20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상반기까지 채용한 IT 인력은 40명가량이며, 하반기 추가로 약 60명을 더 뽑는다. 분야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이다.

채용한 IT 전문 인력은 전사 미션인 DX에 투입된다. 기업 내부 프로세스 개선은 물론 방문 영업·판매를 넘어 렌털 서비스 개발, 온라인 마케팅, 신제품 개발 등에도 활용한다.

김동현 코웨이 DX센터장은 “IT 업계는 물론 전 산업 영역에서 빅데이터, AI, IoT 등 인력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인력 확보 경쟁이 뜨겁다”면서 “코웨이 역시 DX와 서비스 개발, 마케팅, 스마트홈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해 100명의 IT 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디프랜드도 안마의자 기업에서 로봇·헬스케어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면서 의료진 채용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단순 안마의자를 넘어 각종 증상을 완화하는 헬스케어 솔루션을 지향하면서 임상 전문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회사의 메디컬R&D센터 소속 의료진은 정형외과, 신경외과, 피부과, 가정의학과, 한방재활의학과 등 총 7명이다. 이중 3명이 올해 합류했다. 이르면 이달 중 추가로 한 명이 더 합류하며 하반기에도 꾸준히 의료진 채용을 이어갈 예정이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우리의 차별점은 개인 맞춤형 안마 프로그램과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헬스케어 솔루션”이라면서 “임상적으로 검증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진료과목 의료진과 함께 음악 치료사 등 헬스케어 전문가를 채용한다”고 말했다.

기존 채용 영역을 뛰어넘는 외부 인재 수혈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전 시장에서 전문성과 차별성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LG전자, 코웨이, 바디프랜드 등은 각 분야에서 시장 선두를 차지하지만 갈수록 후발주자 추격이 매섭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신가전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중이며, 코웨이는 렌털업계 최대규모 IT 역량을 확보해 신규 서비스·제품 개발에 승부를 걸었다”면서 “바디프랜드도 가격 경쟁력으로 무섭게 추격하는 후발주자를 견제하기 위해 의료기기 영역으로 진입, 전문성을 내세우기 위해 관련 인력을 늘리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