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성일하이텍이 유럽 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가동한다.
유럽은 지난해 전기차 137만대를 판매하고 올해는 200만대 돌파를 앞둔 세계 1위 전기차 시장이다. 회사는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뿐만 아니라 아우디, BMW 등 전기차 공장이 인접한 헝가리 지역의 이 공장을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분야 전초기지로 하겠다는 게 전략이다.
성일하이텍은 오는 7일(현지시간) 헝가리 바토니테레녜에 연간 5만톤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전용 '제2 리사이클링 공장'을 완공한다고 5일 밝혔다. 다음 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이 지역은 삼성SDI·SK이노베이션과는 차로 불과 1시간 거리,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배터리셀 공장과는 7시간 거리에 각각 있다. 또 헝가리에는 아우디와 BMW 전동화 공장이 있다.
성일하이텍의 기존 제1공장은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불량품이나 찌꺼기 등 배터리 스크랩을 재활용하는 연간 1만톤 규모 시설이다.
반면에 이번 제2공장은 다 쓴 전기차의 중고·폐배터리를 수거한 후 배터리팩까지 해체하는 최신 재활용 시설이다. 1공장과 합치면 연간 6만톤 규모의 광물과 소재를 생산할 수 있다. 2공장에서만 연간 약 2만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처리한다.
이는 유럽에 진출한 세계 1위 업체 중국 화유나 비럼프(B RUMP)보다 더 큰 생산능력을 갖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번에 완공한 성일하이텍 재활용 공장은 다 쓴 전기차의 중고·폐 배터리의 방전부터 분류·파쇄·용융 등 공정을 갖춘 최신형 설비다. 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니켈(약 95%), 코발트(약 95%), 리튬(약 80%) 등의 원재료를 추출한다. 이후 인근의 배터리 업체로 공급한다.
회사는 배터리 수집과 물리적 처리를 통한 분말 가공을 하는 '리사이클링 파크', 배터리 분말을 원료로 니켈·코발트·리튬 등 고순도의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하이드로(Hydro)센터' 등 2개 축으로 유럽기지를 운영한다.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는 “이번 헝가리 공장은 최신의 전기차 배터리팩 해체 기술이 접목됐고, 앞으로도 꾸준한 기술 고도화를 통해 오는 2030년 매출 1조원을 실현할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면서 “한국과 유럽 중심으로 글로벌 그린팩토리(리사이클링 파크+하이드로센터)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헝가리 투자청(HIPA)은 지금까지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인센티브를 지원했다. 성일하이텍은 제2공장의 총투자금 약 350억원 가운데 115억원의 인센티브와 59억원의 세금 혜택을 받았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