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3기 신도시는 시세 60~80% 수준에서 공급될 것이라면서 하반기부터는 향후 집값 하락을 고려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거시경제적 상황을 들어 '영끌'과 같은 자기 능력치를 넘어서는 투자에 경고를 보냈다. 국토교통부에 대해 땅에 떨어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체 혁신을 감행하겠다고 밝혔다.
노 장관은 5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안에 대한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그는 “최근 집값이 많이 올랐지만 여러 지표를 봤을 때 2~3년 후 또는 더 빨리 반대급부가 올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 “3기 신도시는 시세 60~80% 수준에서 공급될 것이고 2·4대책을 통한 공급을 보면서 투자에 신중함을 기해 달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59㎡ 기준 인천계양은 3억 5000만~3억7000만원, 남양주 진접 3억4000만~3억6000만원, 성남 복정 6억8000만~7억원 수준의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추정했다.
노 장관은 부동산 시장 급등 뿐만 아니라 급락도 문제라고 우려하면서 진폭을 작게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선 후에도 지금과 같은 부동산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가 바뀌어도 주택을 포함한 민생 대책은 계속돼야 한다”며 “2·4대책만 해도 지구지정이 확정된 후 바꾸기 쉽지 않아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취임한 노 장관은 50여일동안 부동산 뿐만 아니라 국가철도망계획, 광주 붕괴 사태 등 시급한 현안을 마주해왔다. 그러면서 가장 우선 필요한 것이 국토교통부 내부 혁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계속되는 대책에도 부동산 시장이 폭등하고 LH 투기 의혹 사태가 일어나는 등 국민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이다. 노 장관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이 우리 국토교통부 생존이 달린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통의 혁신, 내부 혁신에서부터 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간부는 물론, 모든 직원들이 힘을 모아 내부 혁신안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7월 중순에는 혁신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내부 구성원에 대한 공직윤리 혁신을 바탕으로 부동산 투기 관련 사전 예방과 관리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인사제도 혁신을 함께 추진하는 한편, 산하 공공기관에서도 공직윤리와 소통 등 혁신활동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노 장관은 안전 강화 대책과 산업혁신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광주 붕괴 사태에서 보듯, 건설 안전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사태를 계기로 건설산업 전반에 대한 안전대책과 교통사고 안전 등 현안을 챙겨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가균형발전, 교통문제 해결하기 위한 각종 SOC 중장기 계획도 7~8월 내 발표할 예정이다.
노 장관은 “국토교통 산업에서 혁신과 상생을 통한 미래 준비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건설·물류와 같은 기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하고 스마트시티·자율주행차·수소경제 등 새로운 미래 먹거리도 적극 착안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디지털 뉴딜을 위한 기반도 조성하는 한편 기존 국토교통 산업 혁신에도 나선다. 건설분야에서는 건축정보모델설계(BIM) 확산 전략을 마련하고 물류분야는 디지털물류 시범도시 조성, 스마트 물류센터 인증 체계 구축, e-커머스 물류단지 조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