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스타트업in정글'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10개사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트업들의 미래비전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온라인 서비스 혹은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를 개발해 세상에 내놓기 전에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단계가 있다. 바로 QA(Quality Assurance)테스트다. 이를 단순히 '사용해 보고 문제점을 체크한다'는 수준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아주 작은 오류 하나가 서비스 전체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QA테스트는 높은 기술 이해도가 바탕이 돼야 하며 막대한 인력과 시간, 노력, 개발자들과 다각도의 커뮤니케이션이 요구된다.
한종원 대표는 크리에이티브에 투자할 시간과 노력을 단순노동에 가까운 QA테스트에 소모하는 것이 불합리하다 생각했다. 그래서 시작된 회사가 에이치비스미스다. 2017년 설립한 에이치비스미스는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QA테스트 자동화 서비스를 개발해 현재 서비스 중이다. 에이치비스미스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도약기기업 지원 사업 '정글프로그램' 선정됐다.
에이치비스미스는 한 대표가 세 번째로 창업한 회사다. 앞서 두 번의 실패가 있었다는 얘기다. KAIST와 베를린공과대학에서 석사를 받은 '뼛속까지 공돌이'가 창업의 꿈을 가질 때 충분히 예상 가능한 전개다. 그럼 무모한 꿈은 언제 시작됐을까.
그는 “대학시절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를 갔다가 차이나타운에서 장사를 하면서 처음으로 사업이라는데 흥미를 느꼈다”며 “언젠가는 월급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단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세 번째 스타트업이었던 에이치비스미스를 지난 4년간 궤도에 올리며 소위 판교어로 '린'(Lean) 하게 '피봇'(Pivot) 하는 방식을 체득했다. 당면한 문제를 세분화시켜 빠르게 처리하고 타깃 소비자나 서비스 방식을 끊임없이 바꾸는 시도다. 하지만 늘 초심은 변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는 네 가지 사업 원칙을 지킨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한다' '시장이 원하는 걸 한다' '그 중에서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걸 한다' '직접 매출을 낼 수 있는(수수료 모델이 아닌) 일을 한다'이다.
그는 “사업을 시작할 때 세운 나름의 원칙”이라면서 “현재까지도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이 된다”고 전했다.
에이치비스미스는 2018년 유의미한 매출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투자 확보로 안정적인 성장기에 진입했다. 2021년 6월 현재 기준, 최근 6개월간 월 매출은 56% 증가했고 월 QA 테스트 수행 시간은 252% 증가했다. 주요 고객사로 롯데쇼핑과 티맵 모빌리티 같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추가됐으며, 해외 고객사인 미국 비즈플로우(BizFlow)를 확보했다. 현재 한 대표의 목표는 구체적이면서 공격적이다.
그는 “2023년까지는 BEP를 맞추고, 2025년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최종 목표는 IT 기업의 QA 부서 업무의 대부분을 에이치비스미스의 자동화 서비스로 진화해 QA 아웃소싱 1위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 차이나타운에서 장사하던 소년의 꿈에 대해서는 “이젠 더 많은 직원들에게 월급을 더 많이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