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직접 주변 사물을 인식하듯 생생한 입체 영상을 만들고, 편집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 차세대 콘텐츠 제작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은 이런 비정형 플렌옵틱(광선광학) 콘텐츠 획득·생성, 저작 및 가시화 플랫폼 소프트웨어(SW)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플렌옵틱 기술은 빛 정보를 고차원적으로 획득, 다양한 입체 영상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실감형 콘텐츠 기술의 단점인 낮은 해상도, 멀미 발생 등이 없다.
연구진은 전용 플렌옵틱 카메라로 촬영한 뒤 고성능 컴퓨터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을 썼는데, 동영상과 사진의 초점·시점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또 플렌옵틱 기술로 사람 양안·운동 시차, 초점 조절, 6자유도 등을 모두 구현하며 입체감을 실질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했다. 위치와 이동성 제약 없이 촬영 가능한 '비정형' 기술로, 동일 용량 대비 품질도 기존 정형 기술보다 높다. 영상 해상도는 FHD에서 4K까지 높였다.
더욱이 비전문가도 영상을 손쉽게 편집하고, VR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나 AR 글라스 등 원하는 디스플레이 형태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카메라·디스플레이 제조, 컴퓨터그래픽(CG)·시각효과(VFX) 콘텐츠, 이미지와 영상 툴 SW는 물론이고 의료, 반도체 공정, 보안, 천문, 군사 영역에서도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향후 입체 영상 해상도를 8K로 늘리고, VR 재현 공간을 확장하거나 멀미를 더욱 저감하는 등 후속 연구를 진행한다. 개인 방송에서 활용 가능할 정도로 기술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김도형 ETRI 홀로그래픽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이번 기술 개발로 우리나라가 차세대 실감콘텐츠 기술 관련 산업과 서비스를 선도하고, 독자적인 디지털영상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홀로그램 핵심기술 개발사업'에 속한 '중대형 공간용 초고해상도 비정형 플렌옵틱 동영상 저작·재생 플랫폼 기술 개발' 과제 일환이다. 기술이전 3건, 특허 출원 32건, SCI 논문 9건 및 표준화 기고서 7건을 발표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