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청신호 켰던 유통가, 코로나 재확산에 '촉각'

6개월만에 신규 확진자 日 1000명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 영업 중단
신세계 강남점·롯데 영등포점도 피해

7일 오전 집단감염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연합
7일 오전 집단감염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연합

올 하반기 실적 청신호를 켰던 유통업계가 갑작스런 코로나19 재확산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점포가 몰린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 연쇄 휴점도 다시 촉발되는 양상이다. 영업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실적 회복에도 다시 비상이 걸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누적 확진자가 총 48명이 나오면서 오는 8일까지 영업을 중단한다. 지난 4일 식품관 직원 2명이 처음으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추가 검사가 진행 중인 만큼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른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신세계 강남점과 롯데 영등포점도 확진자 발생으로 조기 휴점했다. 이마트 성수 본사도 확진자가 나와 지난 5일 문을 닫고 전 직원 대상 진단검사 조치를 내렸다.

특히 최근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 확산으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감염 위험이 높아지면서 유통가 전체에 비상등이 켜졌다. 각 업체는 지난해 도미노 휴점의 악몽을 경계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코로나 재유행이 기대했던 하반기 실적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유통업체 매출이 가파르게 회복하고 내수 관련 지표가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3분기 실적을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3분기 경기전망지수(RBSI)는 106으로, 전분기 대비 3포인트 증가하며 대부분 기업이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14년 2분기(11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 들어 빠른 실적 회복세도 시장 기대 요인이었다.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지난 2월 14.3% 늘며 신장세로 전환한 후 3월부터 5월까지 4개월 연속 매출 성장을 거뒀다. 한국신용평가의 상반기 유통업체 정기평가에서도 코리아세븐을 제외한 대부분 유통업체가 기존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실적이 회복되고 있고, 올해는 기존점 매출도 성장세로 전환했다. 이마트는 단기적 재무부담이 있지만 공격적 투자를 통한 성장성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현대백화점과 GS리테일도 코로나 장기화에도 상반기 재무건전성을 제고했다.

그러나 신규 확진자 수가 6개월 만에 1000명을 넘어서며 다시 한 번 실적 공포가 드리웠다. 집객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던 거리두기 개편안도 잠정 연기됐다. 아직 백화점 등 대규모점포에 대한 추가 영업 제한 조치는 없지만 방역 강화에 따라 발길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 특히 롯데와 신세계는 다음 달 신규 백화점 오픈을 기점으로 소비회복에 불을 지필 예정이었지만 방역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생겼다.

업계 관계자는 “점포 상당수가 몰려있는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면서 “방역을 더욱 강화하고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