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네덜란드가 반도체 분야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네덜란드 ASML끼리 협력 시너지도 기대된다. 한·일 관계 악화 속에서 공급망 다변화에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화상 정상회담을 열고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지향적 실질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결과물인 첨단 제조 분야에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공급망 구축 관점에서 우리와 네덜란드의 반도체 협력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는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 투자 1위, 교역액 2위 국가다. 반도체 장비시장에서 미국과 일본에 이은 세계 3위 국가다. 반도체 미세공정에서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ASML도 네덜란드 회사다.
ASML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업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 인텔, 대만 TSMC 등 주요 반도체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네덜란드 벨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찾아 장비 공급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문 대통령과 뤼터 총리는 양국 간 '포괄적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토대로 반도체, 4차 산업혁명 분야 실질 협력과 글로벌 무대에서 협력을 넓혀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우리나라가 반도체 제조 분야, 네덜란드가 반도체 생산장비 분야에 각각 강점이 있는 등 상호 보완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첨단기술 강국인 한국과 네덜란드가 혁신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강조하고 양국이 수소, 미래차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뤼터 총리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동의하며 양국이 첨단기술을 농업, 도시 개발, 해운에 접목하는 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2050년 탄소중립사회 실현을 위해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하는 한편 풍력·수소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도 증진키로 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문 대통령,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화상 정상회담...반도체 등 첨단산업 공급 협력키로
-
안영국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