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부품 수급 어려운데'...현대차 노조 83% 파업 찬성

현대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관련 파업을 가결했다. 반도체 수급 문제로 올해 초부터 차량 생산이 제때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 3년만에 파업 가능성이 제기된다.

7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올해 쟁의 행위(파업) 관련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대비 83.2%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현대차 노조는 이날 울산공장을 비롯한 전주·아산공장, 남양연구소, 판매점 등에서 전체 조합원 4만8599명 가량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했다.

전체 유권자 중에 4만3117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찬성이 83.2%, 반대가 11.5%, 무효가 5.3%로 집계됐다.

앞서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이 난항을 겪자 지난달 30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임금 9만9000원(정기·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금 30% 지급, 정년연장(최장 만 64세), 국내 공장 일자리 유지 등을 요구했다.

반면 회사는 기본급 5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100%+3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200만원, 10만원 상당 복지 포인트 지급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중노위가 교섭에서 노사 양측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조합원 투표에서 파업을 가결한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만약 노조가 올해 파업을 실시하면 3년 만에 파업이 제게되는 것. 2019년에는 한·일 무역분쟁 여파, 지난해는 '코로나19' 사태로 파업 없이 교섭을 넘겼다.

다만 노조는 회사가 전향적인 제시안을 들고 오면 교섭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사 모두 타결 목표 시점을 8월 초로 예정된 여름휴가 전으로 정한 상태여서 파업을 하지 않고 조만간 교섭을 재개한 뒤 합의점을 찾게 될 가능성도 있다. 노조 집행부는 조만간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실제 파업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