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차전지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에 파격적인 세액 공제를 지원한다. 또 배터리 세계 시장 1위를 목표로 매년 1100명 이상 전문인력 양성도 추진한다. 배터리 기업들은 2030년까지 40조원 이상을 국내에 투자한다.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K-배터리' 전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충북 청주시 LG에너지솔루션 오창 2공장을 방문해 'K-배터리 발전전략'을 보고받고 첨단기술 산업 주도권을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보고는 미래 배터리 시장의 독보적 1등 국가 도약을 주제로 이뤄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우리 배터리 기업은 미래 시장에서 글로벌 초격차를 이뤄내기 위해 2030년까지 설비(20조5000억원)와 연구개발(R&D, 20조1000억원)에 40조6000억원을 선제 투자한다.
문 대통령은 “배터리 기술의 발전은 한국 경제를 선도형 경제로 전환시키는 핵심 동력”이라며 파격적인 투자 인센티브 제공, 차세대 기술 조기 확보, 신시장 창출, 연대와 협력의 산업 생태계 구축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배터리를 반도체, 백신과 함께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한다. 시설투자는 최대 20%, R&D는 최대 50%까지 세액공제를 지원한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공급망 확보 경쟁이 가열되자 지난 4월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국가경제안보 차원에서 그 중요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반도체·배터리 등 국가핵심전략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대책 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스마트폰용 배터리 등 소형 배터리 상용화에 성공하며 소형 배터리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중대형 배터리에서도 일본을 제치고 중국과 1위 다툼 중이다.
문 대통령은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이 배터리 제조 기반 확충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자체 개발 추진 등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고 진단하고, 앞으로 10년이 세계 배터리 산업에서 우리나라 위상을 다시 결정하는 중대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독보적 1등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지금부터 민·관 역량을 집중, 대응을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확실한 투자·R&D 인센티브를 바탕으로 지원 방안을 구체화해 실행력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차세대 배터리 1등 기술력을 선점하기 위해 전고체, 리튬황, 리튬금속 등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를 지원하는 대규모 R&D 사업을 추진한다. 차세대 배터리 파크 구축과 핵심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요소기술 R&D 강화, 리튬이온 배터리 성능·수명·안정성을 대폭 향상시키기 위한 소재 개발과 공정 개선 등을 지속 지원한다. 또 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해 우리나라를 글로벌 배터리 선도기지로 만든다는 방안을 밝혔다.
희귀금속 비축시스템 개선과 배터리 재활용 등으로 원자재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는 한편 배터리 3사가 참여하는 민·관 합동 R&D 혁신펀드 조성으로 핵심 배터리 소부장 기업 육성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현 50명 규모의 전문 인력 양성 규모를 연간 1100명으로 대폭 확대한다. 국가핵심기술 관리제도 개선 등 제도적 기반도 선제적으로 마련한다.
이밖에 새로운 수요시장 창출을 위해 배터리 회수체계를 마련하는 등 사용후 배터리 산업도 육성한다. 배터리를 차량과 구분해서 대여하는 서비스와 충전 대기시간 없는 교체 서비스도 도입한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2030년까지 오창 공장에 총 15조1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배터리 기술과 인재의 허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문 대통령, LG엔솔 오창공장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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