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조선업, 연료전지 선박 기술 경쟁 불붙었다

삼성중공업 LNG 운반선 하반기 실증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도 개발 동참

내용과 무관. [사진= 현대중공업 제공]
내용과 무관. [사진= 현대중공업 제공]

국내 조선사들의 기술 개발 경쟁이 차세대 연료전지 선박으로 옮겨 붙었다. 선의의 경쟁이 새 시장 선점에 긍정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선박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로 추진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하반기 실증 테스트할 계획이다. 거제조선소에 구축한 LNG 실증 설비에서 이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SOFC는 고체산화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연료전지다. 통상 연료전지 선박은 수소나 LNG 등 연료와 전기를 일으키는 연료전지, 전기로 추진력을 만드는 전기모터, 동력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연료전지를 탑재하면 수소연료전지 선박이 되는 식이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SOFC는 자연 기화되는 LNG를 활용, 기존 선박 내연기관(엔진)을 대체한다. 각종 장치가 필요 없는데다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 유해물질과 온실가스 등을 적게 배출한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미국 블룸에너지와 공동으로 SOFC를 개발했고, 노르웨이-독일 선급 DNV로부터 기본설계승인(AIP)을 획득한 바 있다.

경쟁사들도 앞다퉈 선박용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작년 말 DNV로부터 SOFC 발전시스템 AIP를 획득했다. 우선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에 탑재되는 3㎿급 발전 엔진 일부를 SOFC로 대체하고, 이를 발전원 전체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중앙연구원을 주축으로 고효율 연료전지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업체간 연료전지 기술 경쟁은 차세대 친환경 연료전지 선박 시장 선점을 이끌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세계적으로 친환경 연료전지 선박 분야 선두주자는 유럽으로 평가받는다. 2000년대 초부터 기술 개발을 거쳐 현재 선박을 운영하는 수준까지 올라 있다. 다만 국내 조선 3사는 유럽 등과 달리 인프라와 기술력을 누적해 온 만큼 실제 상선에 대량 적용 가능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강화로 LNG 추진선 이후 차세대 선박 기술 경쟁이 한창”이라면서 “연료전지 경제성이 확보된다면 연료전지 선박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고, 국내 조선업체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