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에듀테크도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

[기자수첩]K-에듀테크도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

K-반도체, K-배터리, K-바이오 전성시대다.

정부와 산업이 힘을 합쳐 미래 산업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진전과 코로나19로 인한 산업구조 재편은 전 세계 국가들의 미래를 좌우하는 주요 이슈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 협력 최전선에서 산업 간 빅딜과 세일즈를 주도하고 있다.

K-에듀테크는 어떠한가. 한국이 짧은 시간 내 압축 성장을 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의 하나는 바로 '교육'이다. 높은 교육열과 우수한 교육 콘텐츠는 공교육뿐만 아니라 체계적으로 발달한 민간 교육시장의 성장 바탕으로 작용했다. 교육에 기술을 접목하는 수단도 정보통신기술(ICT) 발전 속도만큼이나 이러닝, 모바일러닝, 스마트러닝 등 이름을 바꿔 가며 진화했다.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개발하는 에듀테크 스타트업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한편에선 장기화한 코로나19로 공교육 현장의 노후화된 정보통신 인프라와 원격 교육 플랫폼의 부실 등이 드러나기도 했다. 학력 격차 등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학습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나 활용을 통한 연구개발(R&D)은 이제 시작 단계다.

교육부도 디지털 뉴딜 정책 등을 통해 에듀테크를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이러한 에듀테크 육성 정책이 대부분 노후화한 정보화 시설 장비 교체나 개선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하드웨어(HW) 수준은 올라가지만 학습 활동을 실제로 개선할 에듀테크 소프트웨어(SW)나 혁신 생태계를 육성·활용하는 방안은 찾아보기 어렵다.

정치권 등 일각에선 공교육 사업이나 학교에 민간 교육업체가 참여만 해도 '사교육'이란 딱지를 붙이고 비난한다. 공교육 전용으로 개발되는 시스템은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으로 만들어진 기술이나 서비스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지적에도 이 같은 비판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학교는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공간인데 우수한 교육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국내업체는 뒷전으로 밀어내거나 글로벌 무료 서비스만 선택받게 하고 있다.

정부가 앞장서서 대기업을 지원할 필요가 있느냐고 비판받기도 한 반도체 산업도 국가 차원의 전략 수립과 지원 시기를 놓치면 국제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사교육이란 낙인으로 에듀테크 산업을 육성할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미래를 바꿀 혁신은 결국 기업에서 시작하고, 지금은 기업의 도전을 적극 활용해야 할 시기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