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텅빈 교실, 교사들 대처능력 up...부실한 원격수업 지적은 여전

최대 2주간 원격수업
방학 앞두고 동영상만 틀고 수업질도 낮아져
서울 일부 지역 학교 집선청 말썽
줌도 끊김... 장애에 대한 학교와 학생 대응 능력은 커져

코로나19 확산으로 14일부터 수도권 학교들이 전면 원격수업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원격수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코로나19 확산으로 14일부터 수도권 학교들이 전면 원격수업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원격수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수도권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14일부터 전면 원격수업에 들어가면서 학부모들의 한숨 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3개 학기 동안 원격수업을 진행하면서 시스템은 안정됐고 교사들의 대처 능력도 향상됐다. 그러나 수업 만족도는 낮은 상황이다. 이날도 원격수업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은 여전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경기·인천에 이어 서울 지역 학교들도 이날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수도권 7768개 유치원과 초·중학교 가운데 89.4%인 6944학교가 원격수업을 진행했다. 693개 학교는 밀집도 조정을 통해 등교수업을 하고, 131개 학교는 방학에 들어갔다.

3개 학기 동안 원격수업을 진행해 온 터여서 갑작스러운 끊김에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커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학기 초반에 말썽을 일으킨 학습관리시스템(LMS)은 이날 양호하게 작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스템 개편으로 EBS 온라인클래스 접속이 지연되는 상태가 1개월 넘게 계속됐지만 지금은 안정세를 찾았다.

물론 기술적 문제는 발생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문제가 발생했으며, '줌'도 곳곳에서 끊김을 호소했다. 실시간 양방향 영상 수업을 위해 '줌'을 활용한 학교에서는 잦은 끊김 현상을 겪었다. 줌 유료화가 미뤄지면서 많은 학교에서 여전히 줌을 이용해 실시간 수업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전 9시를 전후해 많은 학교에서 일제히 수업을 시작, 끊김 현상이 잦았다. 세 학기 동안 운영한 노하우가 쌓인 덕에 이러한 문제도 무사히 넘어갔다. 한 교사는 “접속이 안 될 때는 미리 내준 과제를 풀게 하거나 e학습터에 올려놓은 자료를 참고하도록 한다”고 나름의 대비책을 소개했다.

송파구와 강동구 일대에는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문제까지 발생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아직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교사들은 테더링 등 개인 통신망을 사용해 수업을 이어 갔다.

원격수업 진행이 안 되는 것에 대한 불만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원격수업 피로감은 상당했다. 지난달 거리두기 개편과 2학기 전면 등교에 대한 준비 단계로 등교수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 만큼 실망도 컸다.

서울 성동구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 A씨는 “지난해에는 아이들이 원격수업이 낯선 데다 어려워했지만 올해는 잘 따라가는 편”이라면서도 “2학기 전면 등교 얘기를 듣고 엄청 기대했는데 원격수업으로 전환해 실망했다”고 말했다.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 B씨는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 만나는 게 즐거웠는데 하루종일 모니터만 보고 있어 우울해하는 거 같다”면서 “줌 수업이 이제 싫다고 한다”고 전했다.

실제 방학을 앞두고 수업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방학까지 며칠 남지 않아 동영상만 올려서 보도록 하고 별다른 지도를 하지 않은 학교도 있었다.

학교 전면 원격수업으로의 전환으로 학생·학부모·교사 부담이 더 커졌지만 학원은 다른 다중이용시설과 마찬가지로 밤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좌석을 한 칸이 아닌 두 칸을 띄워야 하는 정도의 규정만 강화됐다. 이로 인해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고등학생 학부모는 “등교수업이 필요하다는 것은 원격수업을 하면서 절실히 느낀 것이어서 대면 지도를 받을 수 있는 학원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