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 입당을 결정했다.
14일 국민의힘 대회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과 회동한데 이어 하루 만에 이준석 당대표를 만나 이 같은 선택을 했다. 최 전 원장은 곧바로 예비후보 등록 등 정권교체를 위한 대선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최 전 원장은 15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이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갖고 평당원으로 입당했다. 최 전 원장은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밖에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보다는 정당에서 함께 변화시키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어 “국민들이 고통받는 이 현실에서 정권교체를 이루는 중심은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문 정부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정권교체 역할을 선언한 최 전 원장의 행보를 응원하겠다. 공직자로서 쌓아올린 것을 정당 정치에 잘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최 전 원장 입당에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최 전 원장은 지난 7일 정치 선언 이후 약 일주일 만에 입당 결정까지 하며 향후 대선 행보 속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힘을 둥지로 삼으면서 야권 정치 신인 대권 주자가 겪을 수 있는 위기 대응력을 키우는 한편, 곧 개시할 경선 레이스에도 제때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현 정권의 감사원장을 사퇴한 후 야당 행보를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최근 국민의힘 변화를 이유로 제시했다.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아쉬움을 가지고 계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이 대표 취임 후 새로운 변화에 많은 노력을 하고, 국민들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을 지켜봐왔다”고 했다.
정치권은 최 전 원장 입당을 사실상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 시작으로 보고 있다. 아직 외부인사들과의 만남을 이어가며 외연 확장에 중점을 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입당 시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한다. 최 전 원장은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관련 감사에서 정부여당과 각을 세우다 사퇴를 결정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윤 전 총장과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야권에서는 입당을 미루는 윤 전 총장 대신 최 전 원장을 '대안 인물', '경쟁자'로 부각해왔다.
최 전 원장은 “입당 시기와 방법에 대해 많은 분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고민을 했다”며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좀 더 빨리 만나 함께 고민하며 나라의 미래를 설계하고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최 전 원장의 야당행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제기했다. 김진욱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감사원장 임기 중 사퇴하고 바로 야당에 입당하는 것은 감사원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반헌법적 사례”라며 “대권 욕심에 자신이 몸 담았던 조직을 망쳤다”고 평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