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15일 나 회장은 하계 기자간담회에서 “노후 소득 보장 기능이 거의 상실된 퇴직연금의 제도 개선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올 초부터 국회에서는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해 디폴트옵션 도입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못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의 별도 운용지시가 없을 경우 사전에 지정한 운용 방법에 따라 금융회사가 시장 상황과 은퇴 시점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운용하는 제도다.
금투협은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한 디폴트옵션에 예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을 포함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날 나 회장은 “수익률 제고라는 본래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원리금보장상품도 디폴트옵션 상품 유형에 포함한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나 회장은 올해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가는 기업의 영업실적이 선반영되는 지표이기 때문에 조정이 있더라도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투협은 주식과 펀드 투자가 보편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금융투자자 교육에도 전력을 기울이기 위해 오는 10월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금융투자 테스트(TEST)'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듯이 투자자는 진단 테스트를 거쳐 자신의 투자역량 수준과 투자소양지수를 확인하고 맞춤형 추천 콘텐츠를 학습하게 된다.
그는 “이를 통해 투자자는 자신만의 합리적 투자습관을 발견하고 투자원칙을 확립할 수 있게 된다”면서 “국민 모두에게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최근까지도 이슈가 되고 있는 공매도에 대해서는 자본시장 신뢰를 중심에 두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나 회장은 “금투업계는 개인투자자 공매도를 위한 대주 시스템을 개발했고, 불법공매도 차단 시스템 역시 개발해왔다”라며 “아직까지 일부 부정적인 인식은 있지만 공매도를 통한 헤지 등이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의 시장접근성 평가에서 중요한 요소인 만큼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인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체거래소(ATS) 설립에 관해선 컨설팅이 마무리 단계로 경쟁 체제 구축을 위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협회와 국내 대형 증권사 6곳이 대체거래소 설립 타당성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말 결과가 나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 회장은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증권회사와 함께 (ATS의) 설립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전문가들은 새로운 주문유형과 체결시스템으로 시장이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시장 연장, 수수료 인하와 함께 거래 속도가 빨라져 투자자 혜택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컨설팅 이후 참여 회사 의사에 따라 협회가 할 수 있는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