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들이 'MZ세대 끌어안기'에 사활을 걸었다.
하반기 경영 핵심전략으로 'MZ세대 소통'을 내걸고 플랫폼 고도화는 물론 유스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그동안 MZ세대는 '자산이 적어 돈이 안 되는 고객'으로 치부됐으나 이제는 새로운 금융 플랫폼 환경을 주도할 핵심 고객층으로서 미래 잠재성이 아닌 시급하게 확보해야 할 고객층으로 부상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올 하반기 핵심 경영전략 키워드로 일제히 MZ세대를 꼽았다. 단순히 잠재 성장성이 있는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는 차원이 아니다. 새로운 플랫폼 금융 환경에 가장 빠르게 적응하고 시장 변화를 주도해나가는 사용자로 자리잡은 만큼 이들 대상으로 상품·서비스 제공 방식부터 기업 브랜드 이미지까지 새롭게 접근해야 하는 숙제의 무게감이 커진 것이다.
신한은행은 기존 세대와 MZ세대가 조화롭게 융합해야 디지털 금융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방향을 임직원에 제시했다. 파격적이고 거친 혁신을 주도하는 전담 조직이 기존 조직과 변화 필요성에 대해 소통하고 적절한 균형을 찾아나가야 새로운 조직문화를 안착시킬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출시한 20대 전용 금융 브랜드 '헤이영(Hey Young)'으로 새롭게 기업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활동도 펼치고 있다. MZ세대를 위한 오프라인 라운지 '쏠 라운지'를 별도 개설하고 다양한 편의시설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댄스 크리에이터 아이키와 헤이영 댄스를 따라 추는 댄스 챌린지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금융 서비스와 연계한 상품이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함께 즐기는 기회를 마련해 친근하고 사랑받는 브랜드로 안착시키기 위한 방안이다.
KB금융그룹은 윤종규 회장이 하반기 경영전략 중 하나로 MZ세대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자고 주문했다. 그룹 목표인 넘버원 금융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시장에서 인정받으려면 현재 변화하는 시장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0월 기존 간편금융 서비스 '리브' 앱을 완전히 개편해 Z세대에 특화한 '리브 리부트'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금융서비스는 물론 Z세대가 더 자주 앱을 사용하고 더 오래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함께 준비하고 있다.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최근 광고모델을 앞세워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한소희·강하늘이 등장하는 TV 광고를 이용해 새로운 서비스 홍보와 젊은 브랜드 이미지 효과를 동시에 잡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새로운 광고 모델로 배우 이제훈을 기용하고 혁신 스타트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은행의 혁신금융 특장점과 의지를 표현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사용자가 더 자주, 더 오래 자사 플랫폼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비금융 서비스 제휴와 신사업 진출, MZ세대 타깃 마케팅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최근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시도도 MZ세대 수요와 새로운 채널의 성장 잠재성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 일환”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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