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국양)은 최지웅 뇌공학융합연구센터장, 장재은 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 문제일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공동연구팀이 뇌신경 질환 치유를 위한 전기 자극 기술 및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기존 뇌자극 치료 연구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 미래 뇌신경 관련 기술 개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뇌 전기 자극법은 외부에서 가한 전기 자극을 통해 뉴런의 활성화를 조절하는 기술이다. 현재 대부분의 뇌 전기 자극 연구는 인위적인 신경 활성화를 불러오는 역치 이상 자극이 주로 활용되는데, 이는 복잡한 뇌신경 네트워크 내에 원치 않은 영역까지 자극해 부작용이 발생한다. 또 지속적인 자극을 요하는 경우, 더 많은 배터리 용량이 요구되며 인체 내 배터리 교체를 위한 수술 횟수 증가 등 어려움이 있다.
공동연구팀은 뇌신경 활성화를 역치자극의 30%의 전력으로 자극하는 역치이하 신경 자극 기술(STES)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뇌신경 모델링을 기반으로 신경 자극 시뮬레이션과 동물 실험 검증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안정성을 입증했다. 이를 통해 뇌졸중의 재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신경 가소성을 유도하는 기술을 최초 개발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신경 활성에 필요한 전력보다 더 낮은 세기의 자극을 줌으로써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렸고, 국소 부위만 자극함으로써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학습과 같은 인간의 고위인지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풍부한 기술로 평가된다.
최지웅 센터장은 “기존 강제적 신경 활성화가 아닌 시냅스 전단의 활성화를 증폭시켜 자연스러운 생리적 신경 활성을 유도해 더 적은 부작용과 적은 에너지 소모가 장점”이라며, “전자공학, 뇌과학 분야 전문가들의 융합 연구 결과로 기존 의료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뇌신경 자극 기술에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융합전공 김경수 박사졸업생(현 캘리포니아대 신경학과 박사후연구원)과 뇌·인지과학전공 유승준 박사졸업생(현 독일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후연구원)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DGIST 특성화지원 융합과학중점센터 사업 및 대구시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온라인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