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포트]급성장하는 헬스케어 시장, 보험사 '각축전'

디지털 헬스케어 연평균 30% 성장
'모바일 피트니스' 새 성장동력 두각
개인 건강상태 관리·맞춤형 진료 등
전문성 앞세워 시장 선점 경쟁 치열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가치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보험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보험업 패러다임이 최근 사후 보장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 보험사는 물론 핀테크, 인슈어테크 회사가 적극 진출하면서 이 시장을 둘러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리포트]급성장하는 헬스케어 시장, 보험사 '각축전'

◇급성장하는 헬스케어 시장…코로나19로 '부스트업'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9년 1063억달러에서 연평균 30% 성장해 2026년에는 6394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헬스케어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을 융합해 개인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관리하고 맞춤형 진료와 보장이 가능하게 하는 지능형 서비스를 의미한다.

과거 헬스케어와 디지털 기술을 융합하는 개념은 존재했지만,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과거보다 지능화돼 광범위한 기능을 가지게 됐다. 이는 과거 치료, 병원 중심에서 사전예방, 건강관리, 맞춤형 헬스케어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의료비 부담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도 헬스케어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확산되면서 헬스케어 산업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중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헬스케어는 가장 각광받는 영역이다.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관련 시장 역시 비례적으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스태티스타 리서치는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2025년 33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가 모바일 피트니스 시장이다. 관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규모는 2019년 2억달러 규모에서 2024년 18억달러 규모로 성장세가 예상된다.

국내 보험사를 중심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다양한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그간 보험사 헬스케어 서비스의 경우 단순 활동에 따른 바우처를 제공하는 형태였다면 최근에는 건강관리 플랫폼, 구독경제 등으로 점차 진화하고 있다.

◇ 보험사, 헬스케어 서비스 경쟁

▲삼성화재-통합 건강관리 서비스 '애니핏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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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는 통합 건강관리 서비스 '애니핏'을 서비스하고 있다. 애니핏은 1.0 버전을 거쳐 현재 2.0으로 고도화됐다.

애니핏 2.0은 걷기, 달리기 등 운동을 대상으로 목표 달성에 따른 포인트를 제공하던 기존 서비스를 통합 건강관리로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부문별 전문 업체와 협업을 통해 골다공증케어, 건강위험분석, 건강검진예약, 마음건강체크 네 가지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우선 골다공증케어는 골다공증 위험군 고객에게 골절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각종 건강정보 등을 제공하고, 건강위험분석은 고객 건강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학 생체 나이와 질병 위험도를 분석해 개인별 건강위험분석 리포트를 확인할 수 있다. 맞춤형 스마트 건강검진예약과 스트레스, 우울증 등에 대한 자가진단이 가능한 마음건강체크 서비스도 애니핏 2.0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운동 목표 달성으로 적립된 포인트는 삼성화재 애니포인트몰에서 현금처럼 사용해 물품과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다. 게다가 개인용 자동차보험과 여행자보험, 장기보장성 보험료를 결제할 수 있어 보험료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교보생명-건강증진·건강예측 헬스케어 서비스 '케어(K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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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이 선보인 통합 고객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케어(Kare)'는 '건강증진·건강예측' 서비스와 '건강보장·보험금청구' 등 서비스, 게임을 포함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담았다.

우선 성별, 연령, 키, 몸무게 등 고객 신청정보에 따라 목표걸음 수를 제시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목표 달성 시 축하 스탬프를 발급하고, 이를 포인트로 전환해 케어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이벤트에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교보생명과 분당서울대병원이 공동 개발한 '건강예측'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건강상태, 심뇌혈관질환, 암, 치매 등 10여개 질환 위험도를 예측하고, 맞춤형 건강관리 방안을 제시한다. 교보생명은 향후 식단과 만성질환 관리 등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고객이 최근 10년간 교보생명 헬스케어의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한 건강검진 데이터도 트래킹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어떤 검진 수치가 위험한지, 변화 추이는 어떤지 여부 등을 리포트로 한눈에 볼 수 있다.

건강보장에서는 한국신용정보원 데이터를 조회해 교보생명뿐만 아니라 타 보험사 보장 내용까지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또 사진 촬영뿐만 아니라 협력 병원과의 진료기록 조회를 통해 서류 출력 등의 절차 없이 간편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현재 40여개 병원과 관련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 국민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멘탈케어 서비스도 최근 케어를 고도화해 탑재했다. 이에 고객은 해당 앱에서 '마음건강' '컬러테라피' '명상' '스마일' 등 서비스 이용도 가능하다.

▲신한라이프-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 '하우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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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통합해 출범한 신한라이프는 비대면으로 이른바 퍼스널트레이닝(PT)이 가능한 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 '하우핏(How-FIT)'을 제공하고 있다.

하우핏은 미러링 시스템을 활용, TV에서 헬스트레이너와 운동을 한다. 닌텐도 위(Wii)처럼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촬영된 영상을 플랫폼 내 동작인식 센서가 움직임을 파악해 제대로 운동이 되는지 확인한다. 제대로 운동이 되지 않으면 횟수 카운팅이 집계되지 않고, 헬스트레이너로부터 부족한 부분은 즉시 피드백 받을 수 있다.

하우핏 이용자는 유명 인플루언서(헬스트레이너)가 진행하는 라이브 클래스를 통해 정확한 운동 코칭과 실시간 피드백을 받을 수 있으며, 실시간 랭킹시스템으로 수강생끼리 유대감을 형성하고 운동 의지를 높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신한라이프는 하우핏을 구독경제 모델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보험계약자나 일반이용자가 월 이용료를 내면 헬스트레이너에게 일부를 지급하고 나머지는 이용자 노력 여부에 따라 보험료 할인이나 바우처를 지급하는 형태다.

신한라이프는 IPTV와 협력하는 등 헬스케어 서비스 영토도 확장 중이다. 최근 신한라이프는 KT와 협업을 맺고 연내 KT 올레tv 플랫폼에 하우핏을 탑재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AIA생명-헬스앤웰니스 플랫폼 'AIA 바이탈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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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생명은 헬스앤웰니스 플랫폼 'AIA 바이탈리티'를 론칭해 서비스하고 있다. AIA 바이탈리티는 AIA생명이 2018년 도입한 과학 기반 행동 변화 프로그램이다. 건강한 생활 습관이 형성될 수 있도록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할 경우 보험료 할인과 일상 속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AIA생명은 업계 처음으로 AIA바이탈리티에 구독경제 모델을 탑재했다. 비용은 월 5500원이지만, 유료 멤버십 전용 프로그램에는 보험료 할인 혜택을 극대화하는 '다이나믹 프라이싱'이 담겼다. 다이나믹 프라이싱은 고객 스스로 건강은 물론 보험료도 조절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가입과 동시에 보험료 10% 선할인을 받을 수 있고 걷기나 건강식 섭취, 정기 건강검진 등 이용자 노력에 따라 최대 20%까지 할인 혜택을 늘릴 수 있다. 다만 할인을 받기 위해선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로 걷기나 심박수 등을 수집하고, 6개월마다 설문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리워드 혜택도 강화됐다. AIA생명은 SK C&C와 SK텔레콤 등 기존 AIA바이탈리티 전략적 파트너와 더불어 삼성전자와 테크, 리테일 업계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AIA바이탈리티 회원은 보험 연계 삼성 갤럭시 워치를 비롯해 파트너사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빗장 열린 헬스케어 시장…보험사 격전지 되나

보험사들의 헬스케어 사업 진출이 향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금융당국이 규제완화에 나서면서 보험사의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이 가능해졌다. 실제 다수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검토·추진하고 있다.

현재 가장 발빠른 회사는 신한라이프와 KB손해보험이다. 이외에도 5개 내외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생명은 하우핏 운영조직을 자회사로 떼어내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KB손보도 내부 인력을 중심으로 헬스케어 전문 자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스타트업 인수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자체 사업모델을 발굴하는 것보다 전문성을 가진 헬스케어 스타트업 인수가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해외에선 이미 다수 회사들이 자체 또는 자회사 등을 통해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평안보험의 경우 평안굿닥터를 설립해 원격의료 서비스, 고객에게 비처방약, 건강식품과 스포츠 헬스식품 등을 판매하는 헬스케어 이커머스, 건강검진, 질병위험 분석, 사후 모니터링 등 소비형 헬스케어, 그리고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광고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매니지먼트&웰니스 인터랙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옥텀을 설립하고 그 자회사로 옥텀 헬스, 옥텀 인사이트, 옥텀 RX를 운영해 건강관리 서비스, 커뮤니티 케어, 건강 데이터분석 서비스, 병의원 및 간병인 네트워크 서비스, 약제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헬스케어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글로벌 보험사를 중심으로 사후보장에서 사전예방으로 보험산업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면서 “최근 국가 보험사를 중심으로 헬스케어 관련 빗장이 풀이면서 이런 추세가 향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