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전기차 'EQA' 4000대 예약 돌파..."독일에 추가 물량 요청"

벤츠가 전기차 'EQA'의 한국 판매 가격을 5000만원 후반대로 책정하면서 EQA 사전예약자가 4000대를 크게 넘어섰다. 벤츠코리아는 국내 배정물량보다 10배가 넘는 수요가 몰리면서 독일 본사로부터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벤츠가 추가 물량 확보에 성공하면 국내 전기차 시장 3~4위권 진입도 가능할 전망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EQA.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EQA.

20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달 10일 전기차 EQA 사전예약을 실시한지 한 달 여만에 4000대를 돌파했다. 당초 한국에 배정된 EQA 초도물량 300대보다 10배 이상 많은 수치다. 고급차 이미지가 강한 벤츠 신차가 이 같은 기록을 세운 건 드문 일이다.

현재 벤츠코리아는 독일 본사와 연말까지 최소 1000대 이상을 추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유럽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3000대 수준의 대량 물량 추가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EQA가 폭발적 인기를 얻는 것은 이전에 없던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EQA 국내 가격은 5990만원으로 정부 보조금 지원 규정에 따라 판매가 6000만원 이하 차량은 국고보조금 100%인 8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EQA는 국고보조금과 지자체 추가 지원금을 합하면 5000만원 전후에 구매할 수 있다. 이는 경쟁모델인 테슬라 '모델Y'보다 저렴하고 현대차 '아이오닉5'나 테슬라 '모델3'와 비교해도 가격 차이가 500만원 미만이다. 내연기관차 시장에서는 나올 수 없는 가격이다.

업계 관계자는 “EQA는 환경부 주행거리 인증에서 306㎞로 저조하게 나와 소비자들의 실망감도 적지 않지만, 5000만원 전후 벤츠 전기차라는 이점이 더 크다”며 “사전예약 수로 따지면 벤츠 EQA는 이미 테슬라와 현대차·기아에 이어 올해 국내 4위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사전예약자가 예상보다 많이 몰린 건 사실이지만 예약자 수나 확보물량 등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환경부가 인증한 EQA(배터리 용량 66.5㎾h) 1회 충전에 따른 최대 주행거리는 상온 302.7㎞, 저온 204.2㎞로 나왔다. 이는 배터리 용량을 감안해도 현대차 아이오닉5(72.6㎾h·426㎞)와 테슬라 모델3(72㎾h·446.1㎞)보다 짧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