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성수기에 여행숙박업계 곤두박질”...거리두기 4단계 확산 여파

서울역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줄서는 시민들과(왼쪽) 김포공항 국내선에서 수속을 밟는 여행객들의 모습.
서울역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줄서는 시민들과(왼쪽) 김포공항 국내선에서 수속을 밟는 여행객들의 모습.

정부의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실시되며 극성수기에 돌입한 7월 2주차 숙박업 성장률이 전월 대비 절반 이하로 급락했다. 제주도, 강원도 등 주요 관광지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급이 상향되며 당분간 여행숙박 업계 매출 회복이 어렵게 됐다.

숙박 기업간거래(B2B) 플랫폼 온다(ONDA)는 7월 2주차 전체 숙박업 성장률이 지난해 동기 대비 18.9%에 그치며 지난달 41%보다 절반 이하로 급락했다고 20일 밝혔다.

온다는 자체 '숙박상품 판매중개 시스템(GDS)'에서 거래되는 전국 3만6000여개 숙박업체 실제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숙박 산업 동향을 비교 분석했다. 당초 온다는 올해 2분기 국내 숙박업 매출이 전년 대비 34.7% 증가하며 극성수기에 돌입하는 7월 매출이 최대 10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후 국내 숙박업계 매출이 다시 얼어붙고 있다. 12일부터 18일까지 1주일 동안 올해 들어 처음으로 지난해 대비 국내 숙박업 전체 매출이 감소했다. 현장에서 예약 취소가 잇따르며 글램핑·카라반·캠핑 매출은 오히려 작년보다 10% 감소했다.

숙박업계의 매출 감소는 지난 19일부터 국내 대표 여행명소 제주도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강릉에서 4단계가 적용되며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제주도가 19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면서 현지 숙박업소는 전 객실의 4분의 3만 운영할 수 있고 5인 이상 집합이 금지된다. 정부가 17일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발표하고 이틀 만에 지침을 적용하다 보니 현지 숙박업계는 예약 취소 사태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제주도 숙박업계는 올 초에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용돼 객실 75%만 운영하라는 정부지침이 있었지만 비수기라서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극성수기인 7월 19일부터 확진자 규모가 줄어들 때까지 무기한 적용돼 숙박업계 매출에 직격탄을 던지고 있다.

서귀포의 한 숙박업소 대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며 올해 여름휴가 객실 예약은 이미 100% 마감됐다”면서 “일부 온돌방 타입 고객을 중심으로 예약 취소 문의가 있지만 취소율이 25%가 안 돼 숙박업체가 랜덤으로 예약 취소를 통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널티 없이 전액 환불을 해주더라도 신혼여행 등 개인적 사정으로 취소를 원치 않는 고객으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고 있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캠핑, 서핑, 워터파크 등 그룹 단위 액티비티 여행상품 취소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강릉은 이날 비수도권 중 처음으로 4단계로 격상돼 저녁 6시 이후에는 사적 모임이 2명까지만 허용된다. 사실상 호스트와 고객 2명만 모여야 하는 상황이다.

여행플랫폼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늘며 강릉·양양 등 강원도를 중심으로 캠핑, 서핑, 프리다이빙, 스킨스쿠버 등 액티비티 여행 수요가 급증했었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액티비티 여행 예약 취소가 줄을 잇고 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1대 1 액티비티나 데이트 여행상품으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