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의 빛깔과 무늬를 그대로 담은 케이스 시리즈가 지난해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전통 디자인 브랜드 '미미달'이 선보인 고려청자 스마트폰 케이스와 무선 이어폰 케이스는 품절 대란을 겪었다.
한상미 미미달 대표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꼭 사야 할 굿즈로 입소문을 타면서 두 달 만에 2만개가 판매됐다”면서 “이후 BTS 멤버가 사용하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되면서 해외 진출 시기도 예상보다 앞당겼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고려청자 케이스 인기 비결로 스토리를 꼽았다. 문화재에 얽힌 스토리와 가치를 담은 상품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미미달 대표 상품으로 일월오봉도 시리즈와 단청 시리즈도 있다. 일월오봉도는 조선시대 왕의 어좌 뒤에 놓던 병풍 그림을 뜻한다. 권력을 상징하는 이 문양을 필통, 가방 등 생활용품에 적용해 일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일월오봉도 시리즈는 기획 단계부터 반응이 좋아 세 차례 펀딩을 성공시켰다. 처마 밑을 수놓는 단청 무늬를 차용한 우산은 초도물량이 빠르게 매진돼 한동안 주문 판매만 받았을 정도다.
한 대표는 일본 여행 중 들른 기념품숍에서 전통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다양한 전통 디자인이 대중적인 상품으로 만들어져 해외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인상깊었다”면서 “한국에도 이런 상품들이 나왔으면 하는 생각에 직접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미달은 마케팅 전략도 독특하다.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면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문화상품 공모전, 서울상징 관광기념품 공모전 등 공공기관 공모전에 출품한다. 공공기관에서 디자인권을 인정받고 명시하기 위해서다.
미미달은 40여개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판매된다. 고려청자 케이스가 입소문을 탄 후 수많은 유통사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자사몰 매출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박물관에서 첫 구매 후 온라인에서 재구매를 하는 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해외 주문도 꾸준히 증가해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영문몰도 열었다.
한 대표는 “미미달의 최종 목표는 전통의 대중화”라며 “한국 전통 문양이 물방울 무늬나 체크 패턴처럼 일상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대중적인 디자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