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다기능 레이더용 질화갈륨(GaN) 집적회로(MMIC) 설계·제작 기술개발에 나선다.
외산 기술과 장비 의존도를 낮춰 자주 국방을 이루고, 수출 규제 대응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산업통상자원부-국방부 지원으로 민간 기업이 레이더용 질화갈륨 집적회로 전력 소자 부품을 양산할 수 있도록 돕는 협력 사업을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레이더는 멀리 있는 표적을 탐지하고 방어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군사용 핵심 장비로 특성상 높은 출력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레이더 전력소자에 진공관, 갈륨비소 소자 등이 쓰였으나 수명, 부피, 출력 등에서 한계가 있었다.
최근 고출력, 고전압, 고효율 특성을 지니는 질화갈륨으로 전력 소자를 만드는 연구가 많아지고 있다. 군수, 방산, 선박, 위성통신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이 관련 기술과 제품 유출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어 부품 수입 경우 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 도입과 제품 수급 자체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ETRI는 질화갈륨 부품 제작 관련 일괄 공정 기술로 다양한 주파수 대역에서 동작하는 전력 소자와 이를 기반으로 만든 고주파 집적회로 칩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RFHIC와 다기능 레이더용 질화갈륨 집적회로 공정 기술과 설계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술과 민간 기업 양산 기능을 연계해 핵심 부품과 원천기술을 국산화하고 대량 생산까지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연구진은 국내 팹에서 질화갈륨 핵심 부품을 양산할 수 있는 집적회로 공정기술을 개발해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된 기술은 실제 국방 부품에 적용하고 외산 기술과 부품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신뢰성 시험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강동민 ETRI RF/전력부품연구실장은 “국내에서 질화갈륨 관련 기술이 가장 앞서 있는 두 기관이 함께 연구를 진행하게 돼 의미가 크다”며 “양 기관이 시너지를 내면서 국방 핵심 부품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국산화 토대를 구축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