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녹색프리미엄, 두 번째 공고서 203GWh 입찰…흥행 저조

이미지=The climate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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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도입된 '녹색프리미엄' 흥행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이 이달 실시한 두 번째 입찰공고에서 낙찰 물량이 1차 때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전체 물량과 비교해서는 1%대에 불과했다. 업계는 녹색프리미엄제가 탄소 배출권과 연계 안 돼 관심이 적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이달 실시한 '제2차 녹색프리미엄 입찰' 물량은 203GWh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1차 공고에서 입찰된 물량 1252GWh와 비교해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2차 입찰에 참여한 기업은 25개로 1차 입찰 37개 기업보다 적고 규모도 대폭 줄었다. 낙찰물량은 전체 입찰물량(1만2319GWh)의 1.65% 수준이다.

녹색프리미엄제는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기 위한 RE100을 달성하기 위한 이행수단이다. 전기 소비자가 입찰을 통해 한전에 프리미엄을 더 주고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RE100을 이행할 수 있다. 직접 전력구매계약(PPA)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매 같은 다른 이행수단을 이행하기 위한 기업이 활용하기 좋은 수단으로 평가된다. 기업이 RE100을 이행하기 위해 발전설비를 직접 구축할 필요없이 전력을 직접 구매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녹색프리미엄이 배출권 거래제와 연계되지 않아 일부 대기업외에는 관심이 없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한국형 RE100(K-RE100)'을 시행하면서 녹색프리미엄제를 제외한 다른 이행수단은 모두 온실가스 감축 실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우선 녹색프리미엄은 탄소배출에 대한 상계처리가 되지 않는다”면서 “직접 PPA는 탄소배출이 검증되지만 녹색프리미엄제는 이마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정부와 한전은 지난 2월 실시한 입찰에서 이미 많은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어 연간 참여 기업은 더 확대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대상으로 참여한 기업이 연말까지 녹색요금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수요는 상반기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한전은 올해 하반기부터 다른 RE100 이행수단과 단가를 비교하는 등 보완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기업이 RE100 참여를 위해서 직전년도에 예산을 확보했어야 했는데, 산업부 규정개정이 작년 12월에 완료, 갑작스럽게 시행한 측면이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다른 RE100 이행수단과 단가 등을 비교하고 기업 입찰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