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부터 주택담보까지...은행권 '비대면 대출' 영역 넓힌다

비대면 가입 수요 급증에 상품 확대
10월 가동 대환대출 서비스에 대응
국민銀, 온·오프라인 프로세스 교차 개선
우리銀, 100% 비대면 주담대 출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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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다양한 대출상품을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비대면 대출 가입 프로세스를 확대하고 있다. 소액 개인 신용대출의 비대면 가입 수요가 상당하자 비대면 대출 범위를 다양한 가입자와 상품으로 확대하려는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준비하고 있는 대환대출 서비스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대출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 일환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시중 은행들은 대출상품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비대면 대출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관련 프로세스와 상품군을 재정비하고 있다. 오는 10월부터 금융당국의 대환대출 플랫폼이 가동하면 개인 신용대출상품을 조회하고 가입·대환하는 절차가 전면 비대면으로 가능해진다. 금융당국은 더 나아가 비대면으로 조회·가입할 수 있는 대출 상품군을 보증 등의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추후 비대면 대출 시장이 더 커질 전망이다.

비대면 개인 신용대출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공모주 청약, 부동산 투자 등으로 개인 신용대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과 맞물려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자신의 대출금리와 한도를 조회하고 시중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리까지 받을 수 있는 인터넷은행에 사용자가 몰렸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개인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전세자금, 보증·담보부 대출을 실시해 지난 3월말 기준 총 대출금 2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공개(IPO)를 단행하면 자기자본이 확대돼 대출을 실시할 여력도 커져 대출 확대로 수익 증가를 노릴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스타뱅킹 앱을 고도화하면서 비대면 대출 프로세스를 함께 개선하고 있다. 이미 주식담보대출을 비대면으로 구현했지만 매매·전세자금을 일정에 맞춰 받아야 하는 문제 등으로 신용대출 대비 비대면 사용률이 낮다고 분석했다. 대출 신청부터 완료까지 온·오프라인 프로세스가 교차로 이뤄지지 않는 부분도 있어 이를 개선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출도 비대면 비중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고 고객 맞춤형으로 주식담보대출 최적 상품을 추천하는 프로세스 등을 도입하고 있다”며 “공동명의, 타행대환 등도 비대면으로 할 수 있도록 조만간 준비하는 등 고객이 더 편리하게 비대면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해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으로 가입한 신용대출 좌수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55.9%에서 올 상반기 67.3%로 급증했다. 대출뿐만 아니라 예금, 펀드 등 전체 비대면 상품 가입고객수가 지난해 말 약 155만명에서 올 상반기 167만명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이달 초 영업점 방문없이 신청부터 실행까지 모두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했다. 특히 부부 공동명의일 때 전자등기로 담보 제공자가 영업점에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앴다. 소득과 주택시세를 입력하면 3분 안에 대출금리와 한도를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금리우대 조건도 5개로 간소화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통적인 대면 상품과 서비스의 비대면화를 적극 추진하고 비대면 대출 대상을 확대해 영업점과 동일한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신용대출 상품에 가입하는 디지털 채널 비중이 지난 2분기 88.3%를 차지했다고 공개했다. 예·적금의 비대면 채널 가입비중이 67.7%인데 비해 신용대출의 비대면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