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광학소재부품 국산화 착수]한국광기술원, 광학산업 선진국형 생태계 조성

반도체 소자 제조 공정 후 웨이퍼에 존재하는 미세결함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반도체 웨이퍼나 마스크 불순물과 결함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검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정교한 반도체 검사 장비는 양산 수율 확보와 반도체 집적회로(IC) 성능과 직결된다. 그 만큼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생산하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해외 의존도는 높은 실정이다. 지난 2019년 일본 수출규제는 우리나라 소부장 업계의 취약한 현주소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후 정부 주도로 소재와 부품 국산화는 빠른 속도로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반도체 자외선 광학소재, 광학렌즈, 검사장비 분야는 더딘 상황이다. 다만 일부 장비 분야에서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는 점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 기업이 난공불락으로 여긴 반도체 검사 장비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우수한 반도체 장비를 만들기 위한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광기술원 등이 추진하는 반도체 결함 검사장비용 불화칼슘 단결정 소재 및 광학모듈 기술개발 과제 개요도.
한국광기술원 등이 추진하는 반도체 결함 검사장비용 불화칼슘 단결정 소재 및 광학모듈 기술개발 과제 개요도.

한국광기술원(원장 신용진)은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은 자외선 광학 소재·부품부터 검사장비까지 광학산업 선진국형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선다. 한국광기술원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처협업과제(함께 달리기)로 소재부품 기술개발 사업인 '반도체 결함 검사장비용 불화칼슘(CaF₂) 단결정 소재 및 광학모듈 기술개발'을 총괄 주관한다. 지난 6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3년 6개월간 국비 194억5000만원을 투입하는 이 사업은 CaF₂ 광학소재 및 광학모듈 기술개발을 통한 반도체 결함 검사장비에 적용함으로써 '소재→부품→검사장비'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구축을 목적으로 한다.

박금성 영우디에스피 대표, 신용진 한국광기술원장, 조현일 그린광학 대표, 박성훈 셀릭 대표(왼쪽부터)가 27일 한국광기술원에서 광학 소재 및 렌즈 분야의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박금성 영우디에스피 대표, 신용진 한국광기술원장, 조현일 그린광학 대표, 박성훈 셀릭 대표(왼쪽부터)가 27일 한국광기술원에서 광학 소재 및 렌즈 분야의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반도체 결함 검사장비 대물렌즈를 제조하기 위해 필요한 CaF₂ 단결정 잉곳 등은 독일과 일본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 시장이 과점상태로 국내 광학렌즈 제조사에서는 안정적인 자외선 CaF₂ 단결정 소재 및 광학모듈 조달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사업 1세부 과제는 54억3000만원을 투입, 'CaF₂ 단결정 제조장비 및 200㎜급 고균질 잉곳 기술개발'로 셀릭이 주관하고 에스티아이·한국광기술원·한국생산기술연구원·동의대·전남대·유남옵틱스 등이 참여한다. CaF₂ 단결정 성장 장비 제조 기술과 반도체 검사 자외선 렌즈용 CaF₂ 단결정 잉곳성장 기술, 후공정·특성평가 기술을 개발한다.

2세부 과제는 '고분해능(NA=0.8 이상) 자외선 렌즈설계, 광학렌즈, 광학 모듈화 상용화 기술개발'로 91억3000만원을 투입한다. 그린광학이 주관하며 한국광기술원·이화다이아몬드·한국천문연구원·유니벡·에스엠텍·한밭대·와이에스광학이 참여한다. CaF₂ 단결정 기반 광학렌즈 광학설계 기술과 CaF₂ 단결정 광학렌즈 형상가공 기술, 정밀 형상 측정평가 기술, 193㎚ 파장대역 광학박막 증착 기술, 자외선 광학렌즈 모듈 성능 최적화 및 보정·조립·정렬 기술, 고분해능(NA=0.85) 자외선 광학렌즈모듈 제작 기술개발 등을 추진한다.

3세부 과제는 사업비 41억7000만원을 투입하는 '반도체 결함(10㎚ 이하) 검사장비용 자외선 렌즈모듈 실장 성능평가 기술개발'이다. 영우디에스피가 주관하며 금오공대·국민대·대일시스템·애리조나대가 참여한다. 반도체 웨이퍼 10㎚ 결함 검출장비 광시스템 분석, 자외선 대물렌즈 성능 검사기와 시스템 성능 검사용 시스템 묘사기 개발, 시스템 성능 평가 수행이 이뤄진다.

총 20여개 산·학·연 기관과 170여명 인력이 투입되는 연구개발(R&D)을 통해 세계 일류 국내 반도체 기업 수요에 부합하는 자외선 광학소재와 광학렌즈, 검사장비로 이어지는 선진국형 광학산업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CaF₂·불화마그네슘(MgF₂)·불화바륨(BaF₂) 등 고부가가치 자외선 광학결정소재 및 광학모듈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R&D 기술지원으로 수입 의존도 탈피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용진 원장은 “자외선 광학분야 원천소재, 렌즈, 모듈 핵심기술 확보뿐만 아니라 장비까지 국산화 기틀을 마련하겠다”면서 “전주기적 광학기술 공급 메카 실현, 기업지원 허브 역할 강화로 국내 광학산업 자립화 및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