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사가 마련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이번 부결로 한국지엠은 하반기까지 노조 리스크를 안고 가게 됐다.
27일 한국지엠 노조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간 조합원 6727명을 대상으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3441명(51.15%)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한국지엠 임금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8월 초 여름 휴가 전 타결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노사는 재협상을 통해 다시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고 전체 노조원 대상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
부결된 합의안에는 호봉 승급분을 포함해 기본급을 3만원 인상하고, 450만원의 일시·격려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았다. 회사는 부평2공장 생산 일정을 최대한 연장하고 창원공장 스파크 생산 연장 가능성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합의안에 담긴 기본급과 일시금 지급 수준이 노조가 요구한 월 기본급 9만9000원 정액 인상과 성과급·격려금 등 1000만원 이상의 일시금 등에 미치지 못하며 내부 반발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향후 생산 계획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처럼 첫 번째로 마련한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 회사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한국지엠은 상반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발생한 8만대가량의 손실 만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도 창원공장과 부평2공장은 절반만 가동하고 있다.
한국지엠 상반기 생산량은 작년보다 6.1% 감소한 14만9731대, 판매량은 19.3% 줄어든 3만3160대를 기록했다. 노사는 여름 휴가가 끝나는 대로 재협상 일정을 잡아 다시 교섭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잠정합의안에 대해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일시금 80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제시안을 놓고 본교섭을 진행 중이다. 교섭 결렬 선언을 한 기아는 다음 달 1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